부산에서도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정부와 지자체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된다.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부산지역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29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는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적 재난이다"며 "부산시는 피해자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지난 2월 이후 인천과 서울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참담한 상황이다"며 "피해자로 인정받기 힘들고, 피해자들이 요구해온 핵심적인 피해구제 대책 대부분이 제외된 특별법이나 정부의 대책은 전세사기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는 근본적인 대책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 민변과 부산참여연대가 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178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20~30대가 94.2%로 가장 많았고 지역은 부산진구 32.9%, 피해 건물 유형은 오피스텔 67.1%로 나타났다.
이처럼 부산지역 전세사기 피해자는 청년들이 대다수고 계약 시기를 보면 올해와 내년에 전세사기 피해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 A 씨는 "2년 전에 디딤돌 중소기업 청년대출을 받았을 뿐인데"라며 울음을 참지 못해 말을 끝까지 이어가지도 못했다.
다른 피해자 B 씨는 "임대인, 임차인 개별적 문제가 아니라 법을 이용한 여러 사람들이 개입된 문제다"며 "잘 못의 책임이 있는 사람에게 책임을 묻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피해에 대해 정부와 국토부 장관은 사인 간의 계약이라며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며 "하지만 전세대출 확대, 부동산정책, 주택 가격 폭등 방치, 갭 투기 규제 정책 부재, 보증보험 제도의 관리부실 등의 국가의 정책과 관리부실이 이번 전세사기 사태를 가져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부산시를 향해서도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대책이 아니라면 부산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금융지원, 긴급 주거 지원, 심리상담, 행정적 지원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부산시는 이 문제를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재난으로 인식하고 향후 추가적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방지대책마련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제도가 부실하고 관리와 감독이 부재한 사회적 재난의 피해자인 우리 미래 세대를 구제하고 지원하지 못하는 정부와 부산시의 어떤 정책도 국민과 부산시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며 "제도의 부실과 범죄로부터 피해를 본 국민과 시민을 정부와 부산시가 외면한다면 사회적 재난을 넘어 사회적 참사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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