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서울사무소 이전에 대한 여론전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과거 악취문제로 불을 지피다가 이번에는 일본 공적연금의 사례를 들며 해외 운용사의 접근성 때문이라도 기금본부를 서울로 이전해야 한다는 논리를 세우고 있다.
2015년 국민연금공단을 전주로 이전한 것을 두고는 ‘정치권의 인식 수준이 일본과 비교된다’는 막말도 서슴지 않고 있다.
금융정보업체인 연합인포맥스는 26일 보도를 통해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GPIF)의 본부는 도쿄의 최신식 ‘핫 플레이스’에 자리 잡고 있어 (한국과)뚜렷하게 대비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체투자부문의 확대를 위해서는 해외 운영사와의 접근성이 중요한데 일본 공적연금처럼 국민연금도 서울 근무지의 필요성이 강하게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보도에서 인용한 것은 도교 중심부에 있는 토라노몬힐즈 모리타워. 일본공적연금은 이 빌딩의 1개 층에 사무실을 내고 있다.
GPIF의 경우 우리와 달리 기금의 전량을 위탁투자하고 있어서 직원이 많지 않고 관리인력이 대부분이다.
또한 수익률 측면에서도 우리보다 결코 높지 않은 수준이어서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
주식이나 채권의 투자는 시장의 흐름에 따라 거래가 이뤄지므로 전주나 서울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이른바 대체투자인 부동산과 빌딩, 철도, 항만, 공항 등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현장을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서울에 사무소가 있어야 투자자나 바이어들과 상담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투자대상 물건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무소의 설치 유무는 투자결정에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갈수록 기금규모와 해외 대체투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사무소 이전이 아니라 현재 있는 해외사무소의 인력과 기능을 보강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김성주 국회의원은 “대체투자 분야의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서울에 근무환경을 만들어야 인력이 떠나지 않는다는 주장은 일견 타당하다”면서도 “사무소를 서울에 둬야 해외 투자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주장은 100% 거짓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대체투자의 투자처가 서울에 없는 상황에 서울 사무소를 고집할게 아니라 해외사무소를 키우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들고 “금융투자의 기본은 투자처가 있는 세계각지를 찾아다니면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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