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침대 축구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22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7월 초 발표될 정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의 기조가 물가 안정에서 경기 부양으로 전환될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저는 (윤석열 정부) 1년 동안의 경제정책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얘기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그동안 남 탓, 언론 탓, 과거 정부 탓을 주로 했다"며 "(하반기에는) 경기 쪽으로 한다고 하지만 지금 재정은 계속 건전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정건전성이라는 말이 좋은 말이긴 한데, 때와 시기에 따라 다르다"며 "마치 축구시합 하는데, 공격 축구를 해서 골을 넣어야 하는데 침대 축구를 하는 거랑 비슷한 모양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은 경기 침체 문제, 또 앞으로 더 어려움이 가중되는 데 따라 취약계층의 삶이 더 팍팍해질 가능성이 많은데, 그렇다면 지출 구조조정이라든지 또는 추경까지 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여기에 대한 대처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렇게 공격적으로 해야 될 때 침대축구하는 것 같은 모양이 돼서 안타깝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는 "거기에 더해 지금 우리가 무역수지 1년 이상 적자를 보고 있는데, 제1교역국인 중국과는 이미 구조적인 문제에 들어서고 있다"며 "이런 것들에 대해서 인식이 부족하고 거기에 따른 대책이 많이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해서는 "이 문제는 정부가 크게 잘못하고 있다"며 "지금 중앙정부가 일본 정부를 대신해서 그 당위성을 설명하고 국민을 설득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정부 차원의 대응이 중요한데, 마치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오염수 방류만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실제로는 다섯 가지 정도 있다고 들었고 방류는 그 중에 하나다. 예를 들어 아주 깊은 지하에 고체로 매립하는 방법도 있고, 수증기로 기화시키는 방법도 있고, 전기분해를 해서 수소 산소 분해하는 방법도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문제는 오염수 방류가 제일 싼 방법이고 다른 방법들은 돈이 수백 배 든다"며 "정부가 애초부터 오염수 방류라는 프레임에 말려들 것이 아니라 이런 방법에 대해서 강력하게 요구를 하면서 방류는 막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래서 지금이라도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해서 유엔 해양법 위반이라는 것에 대한 긴급처분을 주장해야 된다"고 했다. 그는 "(오염수 방류는) 우리 수산업 어민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민들의 수산물에 대한 수요가 뚝 떨어지면 정말 큰 문제가 생길 텐데, (정부가)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된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킬러 문항'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국정운영 시스템이 붕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왜냐하면 대통령 말 한 마디로 모든 게 시스템은 무시되고 거기에 따르고 있다"며 "심지어는 대통령이 입시수사를 많이 해서 전문가라서 배우고 있다는 얘기까지 할 정도"라고 개탄했다.
그는 "교육 문제만 하더라도 5세 취학연령 문제로 교육부 장관이 그만뒀고, 이번에 담당 국장과 교육과정평가원장이 그만뒀다. 이 메시지는 '대통령 뜻에 어긋나면 다친다'라는 것"이라며 "원래 중요한 정책방향은 당정협의를 거쳐서 발표하는 것인데, 거꾸로 대통령이 사고 치면 당정협의에서 수습하고 수습하다가 지금 헛발질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수능 문제는 어떻게 보면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교육의 본질적인 문제는 학벌사회와 대학 서열화"라며 "그런데 지금 백년지계라고 하는 교육정책이 '5개월지계'가 돼버렸다. 근본적 문제는 전혀 건드리지 못하고 섣부르게 하면서 교육정책도 망가뜨리고 국정운영의 시스템도 지금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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