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정부는 국민의 불안과 우려를 '괴담' 치부하며 사법조치 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면서 "당당하지 못한 처사다. 비겁하다"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19일 오전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통해 "희석된 핵 오염수를 마실 수 있다는 한덕수 총리 말씀처럼, 오염수 안전성 홍보에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보다 오히려 더 나서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새 정부 출범 1년 만에 윤석열 정권은 민생, 경제, 정치, 외교, 안전을 포기했고, 국가 그 자체인 국민을 포기했다. 한마디로 5포 정권"이라며 국정 기조 전환을 촉구했다. 특히 대일 굴욕 외교, 대중 강경 외교 등을 강하게 비판하며 '전략적 자율 외교'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후쿠시마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정부는 더 이상 일본 정부를 대신하듯 안전성만 강변하지 말고, 주권 국가답게 방류를 막기 위한 실질 행동에 나서야 한다"면서 "다른 피해국들처럼 반대 의사를 명백히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일본은 아직도 강제동원에 사과하지 않는다. 오히려 강제동원 사실을 부인한다"면서 "정부가 일방적 양보만을 담아 내준 물컵을, 일본은 후쿠시마 오염수로 채우려 한다"고 꼬집었다.
대중 외교와 관련해서는 "점증하는 북한 도발에 대비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테슬라, 엔비디아 같은 유수의 미국 기업들이 앞다퉈서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우리도 한미동맹과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으로 경제의 조속한 안정과 회복을 위해 중국과의 공급망 협력 체계를 꼼꼼하게 다시 챙겨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외교는 더 이상 보수·진보, 니편 내편의 진영 문제가 아니라 경제 문제이고 생존 문제"라며 "외교에서는 야당도 역할을 분담해야 하고 다방면에서 다양한 공공외교가 펼쳐져야 한다"고 언급, 싱하이밍 대사와의 만찬 논란 및 자당 의원들의 방중 의원외교 관련 여권의 공세에 대해 반격하기도 했다.
정부 경제정책에 대해선 "'무대책이 대책'이라는 정부로 인해 우리 경제는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긍정평가는 최하위"라며 "한국은 세계 34개 주요국 가운데, 가계 빚이 GDP를 넘는 유일한 나라다. 하지만 정부는 마른 수건 쥐어짜듯, 서민과 중산층을 쥐어짜며 민생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세계경제는 코로나 불황을 떨치고 정상화중인데, '우리 경제만 후퇴'"라며 "그런데도 정부는 구체적 대안도 없이 막연히 내년이면 회복될 것이라 주장한다"고 했다.
이어 "중국이 회복되면 우리 수출도 회복될 거라는데, 악화일로인 대중 관계 속에, 경제회복 발판은 또 '중국'이라 하니 이해 불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경기 불황 극복을 위해 35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추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치솟는 물가와 에너지요금 부담에서 서민들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물가피해계층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물가지원금,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한 가스 전기 요금 지원, 농업 전기요금 지원, 지역화폐예산 증액 등에 총 11조 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주거 안정을 통해 최소한의 삶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미분양 주택 매입 후 공공임대 전환, 전세보증금 이자지원, PF 배드뱅크 설립 등에 총 7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세계잉여금, 업무추진비나 특활비 감액, 불용 확정된 사업의 감액 등으로 국채 발행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현재의 경제침체상황과 국민의 고충,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고려한다면, 국채를 다소 늘려서라도 재정이 경제회복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국채비율은 51%, 선진국 평균 117.9%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면서 "국가가 져야 할 빚을 국민이 대신 지는 대한민국의 이 현실은 결코 정의롭지 않다"고 했다.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며 추경 편성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 데 대한 반박한 것이다.
그는 "적시의 재정 지원은 사후약방문 비용을 아끼는 길"이라면서 "정부·여당도 추경 필요성을 이해하시고 지혜를 모아주시길 당부 드린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정책 브랜드인 기본사회제도에 대한 추진 의지를 피력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지난 1년은 국가가 국민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절실히 느끼게 했다"면서 "각자도생 사회를, 최소한의 삶이 보장되는 복지사회가 대체해 왔던 것처럼, 이제 복지사회를 넘어 기본적 삶이 보장되는 '기본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은 당내에 기본사회위원회를 구성하고 '기본사회 2050 비전 수립'에 박차를 가해 왔다"면서 "주거, 금융, 교육, 의료, 교통, 통신, 에너지 같은 국민의 다원적 욕구를 충족하는 '보편적 기본서비스'를 통해 국민의 삶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더 높여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어 "오늘은 양회동씨가 삶을 등진 지 49일째 되는 날"이라면서 "대통령이 말하는 '우리 국민'에는 정부와 생각이 다른 노조, 시민단체, 국민은 포함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현 정부의 노동정책 대안으로 '주4일제'를 제시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주69시간 연장 시도는 소모적인 논란만 일으켰다"면서 "불평등이 심각하고 사회안전망이 부족한 이런 상황에서는 혁신적 경제활동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유럽 여러 나라들은 '주4일제'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은 빗나갔고, 오히려 이직률만 현저히 떨어졌다"고 했다.
그는 "노동시간 감축은 한마디로 '글로벌 스탠다드'"라면서 "이제 주4.5일제 도입을 시작으로 주4일제 사회로 전환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없는 길을 내는 것이 바로 정치"라면서 "'노동시간 단축'으로 산업재해 같은 장시간 노동의 부작용을 줄이고, 일과 삶이 조화되는 사회, 삶의 질과 효율성이 모두 높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치열한 혁신으로 '어제의 민주당'과 경쟁하겠다"고 밝히면서, 당내 혁신 기구 출범을 계기로 혁신 의지를 밝혔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서 정권의 무도한 실정 앞에서도 선뜻 민주당에 마음을 주지 못하는 것을 아프게 자성한다"면서 "국가의 미래를 개척하고, 국민의 삶을 책임진다는 기본 책무 외에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필요한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국민의힘과 비교하지 않고, 민심만을 기준으로 삼겠다"면서 "국민께서 '민주당이 달라졌다', 이렇게 느낄 때까지 변화와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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