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박스오피스 순위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가 조국'을 수사 선상에 올렸다.
15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그대가 조국>이 박스오피스 순위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그대가 조국>은 지난해 5월 개봉해 누적관객수 33만 명을 기록한 바 있다.
경찰은 지난 13일 관객수를 허위로 집계해 박스오피스 순위를 조작, 영진위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와 쇼박스·키다리스튜디오·롯데엔터테인먼트 등 배급사 3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 수사 선상에 오른 영화는 2021~2022년 개봉한 <비상선언> 등을 포함해 약 70여 편이다.
15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경찰은 실제 관객이 없는 상태에서 관객 수를 부풀렸다는 이른바 '유령 관객' 의혹 전반을 파악하고 있다. 표를 구매하고 관람하지 않은 것을 이른바 '유령 관객'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대가 조국>을 배급한 엣나인필름의 정상진 대표는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제작했기 때문에 후원자들에게 리워드(혜택) 차원에서 실제 참석과 무관한 표를 구매해준 게 전부"라며 "(이런 발권을) 제외하면 어떠한 관객 수 조작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 문제는 논란이 될 수도 있다. 2019년 영화 <걸캅스>가 개봉했을 때 온라인에서 여성들을 중심으로 이른바 '걸캅스 영혼 보내기'를 인증하는 것이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응원'한다는 취지에서 실제 사정상 관람이 어렵더라도 티켓을 사는 것이다.
영화 <미쓰백> 역시 여성이 연출하고 여성이 주연한 영화에 대해 많은 여성들이 트위터 등을 통해 '영혼 보내기'에 동참하자는 캠페인을 했다. 그 결과 개봉 초기 부진한 성적을 보였던 이 영화는 2주가 지나면서 박스오피스를 역주행한 바 있다.
만약 실제 특정 세력이 지나치게 많은 표를 사들였거나, 관객 수치 자체를 조작한 게 아니라면, 영화 관람과 무관한 표 구매 행위인 '영혼 보내기' 캠페인 역시 불법으로 규정될 수 있어 논란이 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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