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대반격'을 통해 러시아의 통제 하에 있는 몇몇 마을을 수복했다고 밝혔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파멸"에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며 비참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13일(현지시각) <AP>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수도 모스크바에 위치한 크렘린궁에서 러시아의 전쟁 담당 기자 및 군사 블로거,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현재 전황을 이같이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6월 4일 '대규모' 작전을 시작하기 위해 예비군을 축적했다고 말했지만, 이러한 노력은 성과를 얻지 못했다"라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보다 10배나 많은 군인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그의 주장은 검증되지 않았다"며 푸틴의 발언이 사실로 입증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160대의 전차와 300대가 넘는 장갑차를 잃은 반면 러시아는 오직 54대의 손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이같은 손실이 우크라이나에 공급되는 서방 군사 장비의 25%에서 30%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제 레오파드 전차와 미국제 브래들리 보병전투차가 전장에서 계속 파괴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반격의 비참한 결과를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침공과 러시아 국경 지역에 대한 포격을 막기 위해 "예방구역"을 만들어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구역이 "우리 영토를 공격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정도까지"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얼마나 깊이 들어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푸틴 대통령은 "모든 것은 이른바 반격 이후에 나타나는 상황에 달려 있다"며 "우리는 상황을 보고 다음 행동을 결정할 것이다. 상황에 따라 다양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 위치한 카호우카 댐 붕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이 HIMARS(하이마스,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로켓으로 댐을 반복적으로 포격한 뒤 폭발물을 사용해 파괴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댐 붕괴가 "우리가 통제하는 영토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우리는 확실히 댐을 파괴하는 데 이득이 없다"고 말해 자신들의 소행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군 병력 문제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더 이상 예비군의 모집이 필요 없다면서 올해까지 15만 명을 계약병으로 모병하고 6000명의 자원병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일부 강경파들에 의해 제안된 계엄령의 도입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군사 산업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되고 있다며, 방위산업 생산량이 지난 1년 동안 2.7배 증가했고 일부 핵심 분야에서는 10배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푸틴 대통령은 흑해 곡물 협정 탈퇴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유엔 및 튀르키예의 중재로 지난해 7월 22일 흑해를 통해 곡물과 비료를 수출할 수 있도록 협정을 맺은 바 있다.
그는 "서방 국가들이 협정의 일부인 해운, 보험, 은행 운영에 대한 제한을 제거하여 러시아 농산물 수출을 촉진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협정 탈퇴 배경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가 상업 선박 거래를 위해 만들어진 해로를 러시아 해군 함정에 대한 드론 공격을 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을 돕기 위해 이 협정에 서명하고 여러 번 연장했다면서, 협정에서 탈퇴하더라도 우크라이나가 제공할 것과 동일한 양의 곡물을 이들 국가에 자유롭게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곧 러시아 수도를 방문할 예정인 몇몇 아프리카 국가의 지도자들과 이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향후 우크라이나와 휴전 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가 우크라이나에 무기 제공을 중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만약 분쟁에 대한 협상 해결책을 보고 싶다면, 그들이 무기 공급을 중단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022년 3월 평화 협정 초안을 작성했지만,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서방의 압력으로 이 협정을 거부했다며, 러시아는 여전히 회담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간담회 내용과는 달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통제권에 있는 마을을 되찾고 우크라이나의 국기를 꽂았다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이라고 불렀지만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이유가 '탐색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우크라이나의 진격 상황을 보도하면서 "러시아 전선의 약점을 찾기 위한 탐색 공격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서방에서 군사 훈련을 받고 장비를 갖춘 우크라이나 여단 중에 일부만이 전선에 배치됐으며 116·117·118여단이 아직 등장하지 않은 것을 두고 대반격이 예비 단계에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문은 서방이 아직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제공하지 않았다면서, 이러한 근본적인 전력 차이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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