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할 연습구장도 없는 학교에서 소프트테니스 주니어 국가대표 4명을 배출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학생들은 이곳저곳 '더부살이' 운동은 물론 원거리 이동 연습도 마다하지 않으며 국가대표의 꿈을 키워왔다.
그리고 마침내 그 꿈을 이루어 냈다. 지난 3일 전북 순창에서 열린 '2023년도 소프트테니스 주니어대표 선발전'에서다. 현대판 '헝그리 정신'의 주인공은 이천 다산고등학교 김원섭(1학년), 윤사랑(1학년), 남주현(2학년), 전현우(3학년) 선수다.
주니어 국가대표 6명을 뽑는데 이천 다산고 학생이 무려 4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연습구장도 없는 다산고에서 소프트테니스부를 창단한지 6년 만의 일이다.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값진 태극마크를 단 이들은 대한민국 대표로 오는 8월 일본에서 열리는 '2023 한중일 주니어 종합경기 대회'에 참가한다.
선수들의 빛나는 성적 뒤에는 '30년 정구인생' 이연(47) 코치의 헌신적인 노력이 뒷받침 됐다. 지난 9일 어렵게 연습구장을 섭외한 그는 한중일 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이연 코치는 "단 한 번도 환경 탓하지 않고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영광스러운 국제무대에 처음 서는 만큼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열 일 곱살 김원섭과 윤사랑은 대월중을 거쳐 다산고 1학년 진학 석 달여 만에 전국의 2~3학년 형들을 제치고 태극마크를 단 유망주로 떠올랐다.
대월초교 4학년 때 처음 라켓을 잡았다는 김 군은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목표이자 꿈"이라면서 "그 꿈을 키울 수 있는 첫무대가 한중일 대회라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교상 다산고 교장은 "올해 소프트테니스 연습장 2면을 만들어 선수들의 운동 환경을 개선시키겠다"며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주니어 국가대표로 선발되기까지 구슬땀을 흘려준 코치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이천 다산고 소프트테니스 코치와 주니어 국가대표 선수들. 이천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이들은 "학교 내에서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는 연습구장이 하루빨리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꿈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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