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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경 속으로 첨벙첨벙! 이보다 더 션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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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경 속으로 첨벙첨벙! 이보다 더 션할 순 없다

[2023년 8월 오지의풍경학교는 <방태산자락 아침가리골 아쿠아트레킹>]  

자연의 본 모습이 그리울 때, 오지의풍경학교(교장 이승태, 오지트레킹전문가)가 있습니다. 지난 4월 문 열었습니다. 우리 땅에 이런 때 묻지 않은 비경이 있었나? 무인지경의 거대한 대자연 속으로 들어가, 고요하지만 힘찬 자연의 기운을 느끼며, 그 곁에 기대어 사는 오지 사람들의 모습도 함께 봅니다. 자연의 엄청난 치유력을 체험하고, 호시탐탐 밀려드는 자연의 상처들을 안타까워하며, 그 보호와 보존을 모색하는 성찰의 길이기도 합니다.

▲조경동교에서 아침가리골로 내려선 후 한 굽이만 돌면 그야말로 무인지경의 청정골짜기가 시작된다.Ⓒ이승태

오지의풍경학교 제2강은 8월 19일(토) 강원도 방태산자락, 오지 중의 오지, 비경 중의 비경인 아침가리골로 향합니다.

아침가리골은 강원도에서도 가장 깊은 심심산중의 계곡으로, 울창한 원시림으로 유명한 방태산(1,444m) 준령의 물을 받아 흐르는 빼어난 풍광으로 유명합니다. 산이 높고 골이 깊은 만큼 수량이 풍부하고 골짜기가 시원하기로 이름났습니다. 구절양장으로 흐르는 청정 물길을 따라 6km쯤의 계곡을 걷는데, 건너고 또 건너며 몸을 담그기도 하면서, 잊지 못할 여름 추억을 만듭니다.

▲방동약수에서 아침가리골로 넘어가는 길. 뒤로 강원도 산들이 너울지며 수묵화를 펼쳤다.Ⓒ이승태

트레킹을 준비 중인 교장선생님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옛날 <정감록>에는 난리를 피해 숨을 만한 피장처로 방태산 자락의 ‘삼둔오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살둔, 달둔, 월둔의 삼둔과 아침가리, 적가리, 연가리, 명지가리, 곁가리의 오가리를 말하는데요, 삼둔오갈은 사방으로 둘러친 험난한 산들이 견고한 자연 성곽을 이뤄 바깥세상에 노출이 안 된데다, 안에는 경작할 만한 땅과 물이 있어 자급자족이 가능해 온 세상에 난리가 나도 능히 숨어 살 수 있기 때문이죠.

▲곳에 따라 계곡 가장자리로 너른 길이 나 있다. 물에 첨벙 했다가 물가 길을 걷다가, 마냥 즐거운 선택이다.Ⓒ이승태

피장처 ‘삼둔오갈’ 중 한 곳인 조경동

실제 이 지역은 6·25전쟁 때도 군인의 발길이 닿지 않았고, 마을 사람들은 전쟁이 난 줄도 몰랐다고 합니다. 지형도를 펴놓고 살펴보면 그 형태의 기이함에 감탄을 하게 되는 곳입니다. 방태산자연휴양림이 들어선 골짜기는 그야말로 전복을 엎어놓은 듯한 모양이고, 이웃한 조경동계곡 또한 방태천으로 이어지는 긴 협곡 외에는 너른 땅이 모두 산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때로 계곡을 가로지르면서 길이 이어진다. 미끄럼 주의!Ⓒ두발로학교

‘아침가리(조경동)’는 높이 1388.4m의 구룡덕봉과 1240.4m의 가칠봉, 갈전곡봉 등 1000m가 넘는 고봉들에 둘러싸인 분지 안의 마을입니다. ‘아침가리’라는 말은 아침에 잠시 밭을 갈 정도의 해만 비치고 금세 져버릴 만큼 첩첩산중이라 해서 지어진 이름, 또는 하도 깊고 험한 두메산골이라서 아침나절이면 다 갈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밭뙈기뿐이라서 이름이 붙었다고도 합니다. 그런데 이곳을 걸어가 보면 “이 땅에 이런 곳도 있었나?” 싶을 만큼 감탄을 자아내는 오묘한 지형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때 200가구 넘게 살며 방동초등학교의 분교도 있었으나 모두 떠나고, 지금은 이 깊고 맑은 은둔의 골짜기에 집이라곤 두어 채에 불과합니다.

▲이런 ‘풀장’이 셀 수 없이 나타난다.Ⓒ이승태

구룡덕봉에서 발원해 북쪽으로 흘러 갈터에 이르기까지 13.5km를 흐르는 아침가리계곡이 조경동의 한가운데를 지납니다. 지금에야 방동에서 월둔까지 비포장 군도가 뚫려있지만, 이 도로가 생기기 전만 해도 이곳은 알고도 찾아가지 못할 오지 중의 오지였죠. 갈터에서도 유일한 출입구인 골짜기가 쉬 눈에 띄지 않을뿐더러, 도무지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험한 협곡을 따라 열세 번이나 굽이를 틀며 6km쯤 들어가서야 하늘이 열리는 첩첩산중이기 때문입니다.

▲중간을 지날 즈음 꽤 깊은 소에서 용솟음치듯 올라오는 물보라가 눈길을 잡는다.Ⓒ이승태

우리나라 최고의 백패킹 명소, 아침가리골

이처럼 계곡이 워낙 험하다 보니 방동약수에서 산을 넘어가는 길을 새로 닦았습니다. 그 길도 구불구불 순탄치 않습니다. 그렇게 들고나는 길이 험해도 일단 안으로 들어서면 생각보다 넓고 안온한 풍광입니다.

방동약수에서 출발해 1시간쯤이면 고갯마루에 닿습니다. 그곳에 ‘통제소’가 있고, 이용자 목록에 이름을 기록한 후 입장합니다. 통제소 옆엔 ‘백두대간트레일 안내센터’도 보입니다. 아침가리계곡 트레킹을 위해 이용되던 이 길은 자연휴식년제가 실시되며 출입이 통제되기도 했으나 지금은 ‘백두대간트레일 6구간 아침가리길’로 개발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침가리골 계곡 트레킹 출발지인 조경동교 지나서부터는 여전히 출입 허가를 따로 받아야 들어설 수 있습니다.

조경동교에서 하류 쪽으로 들어서며 아침가리골 계곡 트레킹이 시작됩니다. 그야말로 기대해도 좋을 별유천지입니다. 걸음을 뗄 때마다 “와~~!” 소리가 연거푸 터져 나오는 풍광이 쉴 새 없이 이어지니까요. 저 옥빛, 눈이 시리도록 푸르고 맑은 물결, 그 속에서 보석처럼 반짝이는 자갈의 영롱한 빛깔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아침가리골 백패킹은 그렇게 행복한 비명 속에 날머리인 갈터 합수지점을 만나기까지 3시간쯤 이어집니다.

속(俗)에 찌든 마음들이 내비칠까 봐 쳐다보기도 주저되는 맑고 푸른 물빛, 열목어, 금강모치, 쉬리, 꺽지, 어름치, 모래무지, 기름종개, 빠가사리, 퉁가리, 뚝지 등 우리 토종 희귀어종들이 펄떡거리며 살아가는 아침가리골은 이 여름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계곡 트레킹 명소입니다.

▲날머리인 갈터 가까이에서 만난 계곡 가의 반석. 십여 명은 앉아 쉴 만하다.Ⓒ이승태

2023년 8월 19일(토), 오지풍경학교 제2강 <방태산자락 아침가리골 아쿠아트레킹>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06:00 서울 출발(정시에 출발합니다. 06시까지 서울 강남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옆 공영주차장에서 <오지의풍경학교> 버스에 탑승바랍니다. 아침식사로 김밥과 식수가 준비돼 있습니다. 점심도시락은 각자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답사 일정은 현지 사정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습니다.) 제2강 여는 모임에 이어

09:00 방동약수터 도착

10:00 방동리고개 도착

10:40 조경동교 도착, 점식식사(각자 준비한 도시락)

11:20 아침가리골 아쿠아트레킹 출발

15:00 갈터 합수지점 도착, 젖은 옷 갈아입기

15:30 늦은 식사 겸 뒤풀이

16:30 서울 향발

▲<아침가리골 아쿠아트레킹> 개념도Ⓒ오지의풍경학교

*코로나19 관련, 안전하고 명랑한 답사가 되도록 출발 준비 중입니다. 참가회원님은 자신과 동행자의 건강을 위해 항상 차내·실내 마스크 착용, 손소독, 거리두기를 잘 챙겨주시기 바랍니다. 발열·근육통·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참가를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승태 교장선생님은 캠핑과 등산, 트레킹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작가이며 특히 오지 탐사에 밝습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정회원으로, 그동안 산악전문지 <사람과산> 기자를 거쳐 편집장을 지냈고, 그 시절 우리나라 산줄기 답사를 위한 등산지도 가이드북인 <1대간9정맥 종주지도집>과 <한국100명산 등산지도집>, 국립공원 탐방안내서인 <북한산국립공원> <지리산> <설악산>을 제작했습니다. 또 <북한산 둘레길 걷기여행> <캠핑 주말여행 코스북>(공저) <수원 근대 인문기행> <닥터 미식기행 1, 2>를 펴냈으며, 최근 <제주오름 트레킹 가이드>(중앙books)란 역저도 내셨습니다. 현재 오름학교 교장선생님도 맡고 계십니다.

오지의풍경학교를 열며, 교장선생님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물질세계의 모든 것은 사라져 갑니다. 햇빛과 바람, 눈비에 의해 낡고, 닳고, 무뎌지며, 매일 조금씩 퇴락해 갑니다. 그러나 뭇 생명체의 집합인 자연계는 인간의 과욕과 오만, 무관심에 의해 대부분이 사라져 갑니다. 옛 시대를 산 그 누구보다 현대인들에게 피부로 와닿는 점입니다. 현대는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시기니까요.

우리는 불과 수십 년 사이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것을 얻고, 또 미처 깨닫지도 못한 채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린 경험을 공유합니다. ‘발전’과 ‘개발’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옛것을 밀어버리고 세운 아파트에서 호롱불과 아궁이, 아랫목 콩나물시루에서 물 떨어지던 소리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갑니다. 그렇게 사라져 가는 것 중 하나가 ‘오지 풍경’입니다.

오지의풍경학교는 ‘우리나라에 아직 이런 데도 있었나?’ 싶은 청정 자연 속 풍광을 찾아 떠납니다. 노루와 들새가 가던 길을 지나 화전민이 살던 터전, 아득한 전설이 지금도 전해오는 여우 나는 산골을 둘러보려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에서 인문학습원을 검색하여 오지의풍경학교 기사(8월)를 확인 바랍니다. 오지의풍경학교는 생활 속의 인문학을 즐기려는 동호회원들의 체험공동체인 인문학습원(대표 이근성)이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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