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군이 직원들의 국내외 연수를 '깜짝이벤트'로 추첨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군은 지난 2일 사평면 양림원에서 직원 체육의 날 행사로 '화순명소 한마음 걷기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구복규 화순군수와 화순군청 실과소·유관기관 직원 800여명이 참여했다.
신정훈 국회의원과 화순군의회 하성동 의장, 강재홍·류종옥·정연지·조명순 의원, 정형찬 화순군체육회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특히 이날 행사는 구복규 군수의 '민선8기 화순군수 당선 1년'을 기념한 듯 100명의 직원에게 추첨을 통해 1인당 3만원권의 '화순사랑상품권'을 지급했다.
문제는 경품추첨이 여기서 끝나지 않고 구 군수가 기분이 좋다며 '깜짝이벤트'로 국외연수 3명을 추첨하게 된 것이다.
제보된 녹취에 따르면 구 군수는 "깜짝이벤트로 신정훈 국회의원과 군수, 하성동 의장이 3명을 추첨해 해외연수를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추첨된 직원 3명중에는 지난 4월에 신설된 화순군청 다문화팀 소속 주무관도 포함됐다.
해당 주무관은 지난 4월 군이 다문화가족 자국민 지원을 위해 신설한 다문화팀에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된 직원이다.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직원 국외연수가 자치단체의 경품으로 나온 경우는 이제까지 화순군도, 다른 자치단체 또한 사례가 없어 이날 직원들도 적잖이 놀랐다는 후문이다.
자치단체 공무원들의 국외연수 경우 1인당 400만원 정도가 책정되며 예산을 세우기전 미리 신청서를 받고 있다.
국외정책연수 기준은 2년 이상인 자여야 하며 신청서는 심의위원회에서 검토를 해 최종 결정되며 대부분 자치단체들은 국외정책연수자들을 직전년도에 선정하고 있다.
화순군의 경우도 올해 4억1000만원을 들여 9개팀 154명을 대상으로 국외연수가 계획돼 있는 상태다.
대상자는 국외연수의 경우 직무관련자·업무능력 향상·군정유공 직원 등으로 선정되고 있다.
업무능력팀은 1인당 250만원이며 군정유공 우수팀은 1인당 4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 군수의 '깜짝이벤트' 약속은 절차대로라면 올해 안에 지켜질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
전 직원 행사직후 분위기를 띄우고, 자신의 군수 당선 2년차를 기념하려고 계획없이 세금을 '쌈짓돈'사용하듯 했다는 비난이 이 때문에 나오고 있는 상태다.
아무리 군수가 기분이 좋아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뭐든 해주고 싶더라도 적법한 절차가 필요하거나, 수천만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경품을 내건 것은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다.
이날의 분위기는 화순군의회 의원들 또한 본분을 잃게 했다.
군수가 국외연수자를 깜짝이벤트로 발표하자, 화순군의회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군수에게 자신들에게도 추첨할 기회를 달라고 한 술 더 떴다.
결국 화순군의회 의원들이 추첨한 4명의 직원들에게도 제주도 연수기회가 주어졌다.
집행부가 적법한 절차도 없이 수천만원을 쓰겠다고 나섰지만, 화순군의회 어느 의원도 이를 말리지 않고 오히려 한 술 더뜬 상황을 만든 것에 군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화순읍에 거주하는 박모씨와 도곡면의 조모씨는 "군수가 기분 좋다고 자기 호주머니 돈도 아닌 군민들의 세금으로 몇백만원씩이 넘는 경품을 즉석에서 만들어 직원들에게 주는 것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며 "제발 예산이 누구의 돈인지 정확히 좀 판단해서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쓴소리로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 화순군 관계자는 "최근 화순군이 정부 합동평가에서 전남 1위를 했다”며 “군수님의 의도는 고생한 직원들을 위해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의도였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이번 깜짝이벤트 대상 직원들의 국외연수는 남아 있는 예산이 있으면 가능하겠지만, 아마도 내년 예산을 세워서 하든지 해야될 것 같다"며 올해 당장 구 군수의 약속을 이행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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