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배경엔 여성 관점의 서사가 자리하고 있다고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이 분석했다. 매체는 동시에 한국 드라마에 대한 비판적 논쟁 또한 늘고 있다며 향후 젠더·인종·섹슈얼리티 등에 대한 포용성을 증진시키는 것이 'K-드라마 열풍'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23일(현지시각) 알자지라는 지난달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가장 인기 있는 비영어권 프로그램 10개 중 4개가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한국 시리즈라며 여성의 관점을 담은 서사가 "미국 드라마 등 잠재적 경쟁자들과 뚜렷이 구별되는" 한국 드라마의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매체는 신기욱 미국 스탠포드대 사회학 교수를 인용해 특히 한국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가 세계적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유로 "미국 등 다른 나라 콘텐츠에서는 볼 수 없는 방식으로 여성의 관점에서 삶과 사랑을 묘사하며 여성 시청자들을 끌어 들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 텍사스대 무디 커뮤니케이션 칼리지 박사과정 재학 중인 노현정씨도 매체에 "할리우드 시리즈가 좀 더 남성 시선을 반영하는 데 반해 (한국 드라마는) 여성 시선을 지지"하는 것이 한국 로맨스 드라마의 세계적 인기 비결이라고 짚었다.
매체는 한국 문화 및 사회의 특수한 문제에서 출발하지만 불평등 등 세계인의 보편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메시지, 로맨스부터 공포 및 SF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 의상 설정에까지 미치는 세심한 구상 등 드라마의 내용에 더해 넷플릭스의 파급력이 한국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그러나 한국 드라마가 전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해소해야 할 과제 또한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한국 드라마와 한국 대중음악(K-pop) 산업이 아름다움에 대한 좁은 기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는 매력에 대한 매우 엄격한 기준이 있는데, 이는 서구에서 다양한 체형과 피부색을 아우르려 노력하는 것과 대조적"이라며 "하나의 엄격한 미적 기준을 고수한다면 한국 드라마의 전지구적 매력은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미 애리조나주립대 한국학 교수 부임 예정인 한국 대중문화 전문가 정아름씨는 매체에 한국 문화가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비판적 논쟁" 또한 늘고 있다며 "젠더·인종·섹슈얼리티에 대한 포용성 증진"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사회적 소수자를 중심에 둔 서사가 더 많이 필요하며 업계가 인종차별 등에 대한 담론에 더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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