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 의식을 한다며 20대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무속인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형사1부(박혜선 판사)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57)의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상해방조 혐의로 함께 기소된 부인 B씨도 원심과 같은 벌금 250만원에 처했다.
무속인인 A씨는 2021년 11월 8일과 9일 전남 순천시 소재 자택에서 퇴마 의식을 한다며 20대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딸을 치료한다며 다리를 묶은 채 굿을 할 때 사용하던 복숭아 나뭇가지 등으로 40여분간 폭행했고 다음 날도 귀신이 나가지 않았다며 50여분간 때렸다.
B씨도 몸부림치는 딸의 손목을 붙잡으며 A씨의 범행을 도왔다.
딸은 병원 응급실에 옮겨졌으나 과다 출혈과 폭행에 의한 쇼크로 사망했다.
A씨 부부는 딸이 어릴 때부터 청력에 이상이 있었고 심각한 우울증 증세를 보이자 몸에 귀신이 들어왔다고 여긴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딸을 치료한다며 상해를 가했고 결국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까지 야기했다"며 "피해자를 해하려는 의사보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범행에 이르게 돼 일부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로 하여금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게 한 점 등은 1심에서 반영됐고 달라진 사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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