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에서 20대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에서 성범죄 여부를 판단할 중요 증거였던 피해자 청바지가 가해자가 힘을 주지 않았다면 벗어질 수 없는 구조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부산고법 형사2-1부(최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지난 3일 '부산 돌려차기' 사건 공판에서 성범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피해자가 입고 있던 옷에 대한 검증이 실시됐다.
이날 공판에서는 피해자 B(20대·여) 씨가 사건 당시 입고 있었던 청바지에 대한 검증이 열렸다. 재판부와 검찰, 피고인 측 변호사, 피해자 측이 모두 흰 장갑을 끼고 참석했다.
B 씨가 당시 입고 있었던 청바지는 보통 청바지와 달리 하이웨이스트 바지였고 단추가 옆면에 있어 일부러 힘을 주지 않는 이상 탈의하기 힘든 구조였다.
그러나 사건 당시 B 씨는 최초 목격한 경찰관 등 재판에 출석한 증인들은 B 씨가 피를 흘린 채 복도에 쓰러져 있었고 지퍼가 열린 바지가 골반까지 내려가 있었다고 진술하면서 성범죄 가능성 여부까지 제기된 상태다.
이날 검증에서 재판부는 "(바지가) 저절로 풀어질 수 없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며 "이 점을 검증 조서에 기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성범죄 가능성 여부도 향후 재판에 포함될 것을 암시했다.
청바지에 대한 DNA 감정 결과는 다음 공판에서 공개되어 성범죄까지 포함된다면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항소심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피고인 A 씨가 지난해 5월 22일 새벽 부산진구 서면 한 오피스텔 1층 복도에서 피해자 B 씨의 뒤를 쫓아가 발차기로 여러 차례 머리를 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A 씨는 CCTV가 없는 사각지대로 B 씨를 옮기고 7분 후에야 오피스텔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1심에서 A 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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