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일의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면죄부", "들러리", "퍼주기" 등 노골적 표현을 동원해 맹비판을 퍼부었다.
이 대표는 8일 당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셔틀외교 복원'이라 자랑하지만, 안타깝게도 '빵셔틀 외교' 같다는 국민 일각의 자조적 시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빈 잔을 채운 건 역시 윤석열 정부였다"며 "대통령은 퍼주기 굴욕외교를 바로잡으라는 국민의 명령에 끝내 불응했다. 오히려 한 술 더 떠서 일본의 식민지 침략에 대한 면죄부 발언을 또 다시 추가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강제동원 배상은 언급조차 없었다. 일본의 독도 침탈에 대해서도 한 마디 언급을 못 했다"며 "우리의 외교적 군사적 자주권을 일본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종속시킨다는 지적까지 나온다"고 했다.
후쿠시마 시찰단 부분에 대해서도 "오염수 방출의 들러리로 오염수 방출 정당화에 악용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물잔은 너만 채우라'는 일본의 암묵적 요구에 그대로 따른 것으로 판단한다"고 그는 비판했다.
그는 "과거를 팔아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며 "한일관계 정상화는 필요하지만, 우리의 국익과 국격, 역사와 정의를 제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시민단체와 함께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도 "국민들의 건강과 삶이 걸린 방사능 오염수 배출 문제가 한국 국익이나 국민 건강·안전보다 일본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결과로 자꾸 흘러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오염수의) 해양 방출은 전지구적 영향을 미칠 것이고 국민 먹거리와 안전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정부는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 국익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접근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시찰단을 보낸다는데, 가서 살펴본들 뭘 하겠느냐"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안전한지 객관적 검증을 거치는 게 중요하지 잘 흘러가나 안 가나, 어떻게 방출하는가 지켜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시찰단은 사실 말이 안 되는 계획"이라며 "조사단이 아니라 검증단을 만드는 게 맞다. 시찰단은 방류를 기정사실로 한다고 오해될 수 있기 때문에, 검증하고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방류하지 말라고 입장을 정리하는 게 맞다"고도 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도 오전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일본 총리의 진정성 있는 사죄 발언이 있었다고 믿는 국민은 없다"며 "미래 지향의 한일관계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로는 달성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어제의 한일 정상외교가 다른 것은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동의, 국민 자긍심이 없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일본이 진정성 있게 나와야 메아리 있는 미래 지향의 한일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과거사에 대한 분명한 사과와 후쿠시마 오염수 전면 철회,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강력한 경고. (이 가운데) 어떤 것도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국민은 몹시 당혹스럽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미동맹 강화, 한일관계 개선에 반대하는 국민은 안 계실 것이지만,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균형 있게 관리하지 못한다면 전체적 국가 이익을 훼손하게 될 거란 국민의 우려가 크다는 점도 잊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나아가 "한미일 세 나라가 평등한 동반자 관계 속에서 서로 상생 발전하는 단계로 가야 할 것"이라며 "한일관계가 미일동맹의 하부구조이거나 한미관계 또는 한일관계가 한국의 국익을 훼손하는 속에서 진행돼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께 제언드린다"며 "정치 복원에 과감하게 나서기 바란다. 정치 복원의 첫 출발은 윤 대통령께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대화에 나서는 것"이라고 이날 재차 제안했다. 그는 "(회동)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을 안심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한미 정상회담, 한일 정상외교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부터 갖는 게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일각의 우려에도 일본 총리를 만나신 것처럼, 일각의 우려가 있더라도 야당 대표를 만나는 날이 곧 오길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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