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유력 대권주자들을 연이어 만나면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26일 김 지사는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한국을 방문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를 만났다. 경기도와 플로리다주는 자매결연 지역으로, 김 지사와 디샌티스 주지사는 두 지역 간 경제협력 확대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관련해 공화당 내 유력 인사인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공개적으로 협조 요청을 보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국제무역사절단을 이끌고 한국과 일본, 이스라엘, 영국을 순방하며 각 국의 재계·정부 지도자들을 만나 플로리다주와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4일 일본 기시다 총리 만난 디샌티스 주지사는 한국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 지사를 만났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미 공화당의 대선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포스트 트럼프' 선두주자로 꼽힌다. 앞서 김 지사는 민주당의 '스타 정치인'이자 잠룡으로 꼽히는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 주지사를 만나 '혁신 동맹'을 맺었다.
김 지사는 '도지사 파트너십 행사'에서 디샌티스 주지사와 만나 "지금 한국이 경기도뿐만 아니라 반도체와 IRA(미국의 인플레이션 방지법) 때문에 여러 가지에 신경을 쓰고 있다. 디샌티스 주지사께서 미국 정계에 영향이 크신 분이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김 지사는 "한국에서 2030년 엑스포, 2030 호스트를 부산시에서 하려고 한다. 그곳은 경기도는 아닙니다만 대한민국에서 추진하려고 하니 지사님께서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와 플로리다 간에 우정을 지속하면서 많은 교역과 투자, 인적 교류 측면에서 더 많은 활성화를 했으면 좋겠다"며 "지사님이 오신 것을 계기로 해서 실무랩에서 얘기할 수 있는, 더 진전시킬 수 있는 모멘텀을 오늘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디샌티스 주지사는 "저도 우리 양 지역(경기도와 플로리다주)의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양 지역의 잠재력을 함께 실현할 기회가 앞으로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특히 경기도가 산업이 발달해있다는 점이 인상깊고 양 지역간 협력할 기회가 많을 것 같습니다. 경기도 사절단이 플로리다에 오신다면 언제든지 환영하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개회사를 통해 "경기도가 변하면 대한민국이 변한다"고 강조하며 "이 슬로건은 작년 제 선거 캠페인의 주요 모토이기도 하다. 경기도가 대한민국을 이끈다는 것을 기억해달라"며 "우리 모두는 도전에 대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잡고 또 성공을 위해 노력할 때 서로 의지할 수 있는 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저는 확신컨대 여러분이 필요로 하는 비즈니스 팀메이트를 여기 한국과 경기도에서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우주 분야에서 플로리다는 미국에서 굉장히 유명하고 최초의 항공을 보낸 항공우주센터도 보유하고 있다. 훌륭한 우주산업 분야를 보유하고 있고 여기 한국에 있는 항공 관련 회사와 협력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저희는 앞으로 플로리다 미래의 밝은 전망에 대해 굉장히 기쁘고 한국과 협력하게 되어서 이 분야를 발전시키게 되어서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지난해 플로리다 주지사 재선에 성공한 스타 정치인이다. 그는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올해 45세인 디샌티스 주지사는 예일과 하버드 로스쿨을 나왔다. 트럼프가 곤경에 처했을 때 트럼프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고, 트럼프는 이에 대한 화답으로 플로리다주지사 경선에서 디샌티스 주지사를 밀어줬다.
하지만 지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22~24일 로이터와 입소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과 양자 가상 대결을 벌인 결과 바이든 vs. 트럼프는 43% 대 38%로, 바이든 vs. 디샌티스에서는 43% 대 34%를 기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서는 다소 밀리지만, 공화당 경선이 본격화하면 트럼프 vs. 디샌티스의 양강 구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 지사는 앞서 지난 3월 미국을 방문해 민주당의 '잠룡'으로 꼽히는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 주지사를 만난 바 있다. 현재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나설지 여부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1971년생인 휘트머 주지사는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유력한 민주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의 튜더 딕슨 후보를 약 11%포인트 차이로 누르면서 화려하게 재선에 성공, 화제를 모았다.
김 지사는 휘트머 주지사와 만나 자동차, 이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전략산업에 대한 '혁신동맹'을 맺은 바 있다. 전략 산업에 협력관계를 강화한 것이다. 김 지사는 휘트머 주지사에게 현대자동차 북미연구소(HATCI)의 안전 시험센터 준공식 참석, 부산시가 추진 중인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김 지사는 미시간, 뉴욕,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등 5개 지역을 돌며 현지 기업 4곳으로부터 4조 원이 넘는 투자를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