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제주도 판관으로 부임해 '밭담'을 쌓도록 한 지포 김구(金坵·1211~1278)의 출신지인 전북 부안에 제주 화산석을 활용한 돌담이 조성될 전망이다.
김정기 전북도의원(더불어민주당, 부안)은 24일 "최근 제주도를 방문해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김경학 제주도의회의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전라유학진흥원 인근에 제주 화산석을 활용한 돌담을 제안해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앞서 김정기 의원은 김승대 전북도 학예연구관과 함께 지난 17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제주도를 방문한 바 있다.
이 방문은 부안 출신으로 고려말 제주판관을 지낸 지포 김구의 선양 차원에서 지역 교류협력 사업을 논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지포 김구는 고려말 유학자로서 성리학 도입을 이끌었고 외교관으로서 최초의 국립통역관 양성기관인 통문관(通文館)을 설치한 인물로 유명하다.
특히 제주 판관으로 있으면서 6년 간 선정을 베풀었는데 논밭에 돌로 된 담('밭담')을 쌓도록 하여 경계를 분명히 함으로써 농민들의 원성과 분쟁을 잦아들게 하고 농지 강탈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유명하다.
제주도에서는 이러한 지포 김구의 선정을 두고 오늘날까지 '제주 돌문화의 은인'으로 기리고 있다.
김정기 의원은 "돌담은 지포 김구의 선정(善政)은 물론 전북과 제주의 역사적 인연을 상징한다"면서 "마침 지포 김구 선생을 배향하는 전북 부안의 도동서원터가 있는 곳에 전라유학진흥원 건립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이 자리에 상징적으로 제주 화산석을 활용한 돌담을 조성해놓는다면 지포 김구에 대한 선양의 의미와 함께 전북과 제주도의 역사적 관계 복원, 그리고 전라유학진흥원의 상징성을 높이는 복합적인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은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했다고 김정기 의원은 밝혔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역사적 배경과 의미에 관한 김정기의원의 설명을 듣고 긍정적인 검토를 시사했고 김경학 의장 역시 전북과 제주도의 지역교류협력 차원에서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라며 필요하다면 부안을 직접 방문해 돌담 조성 예정 장소를 둘러보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정기 의원은 "귀한 시간을 내주시고 지역교류협력 차원에서 조성하고자 하는 돌담 조성에 대해 공감을 표해주신 제주도 지사님과 의장님께 감사를 드린다"고 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돌담 조성에 필요한 세부 내용을 마련해서 제주도와 구체적인 검토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의 현무암은 제주특별자치도의 보존자원으로 분류돼 관련 조례에 따라 임의 반출이 금지되어 있다. 다만 '향토문화의 교류'를 목적으로 하거나 '공공성에 부합'하는 경우에는 심의를 거쳐 제주도 밖으로 반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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