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때 더불어민주당 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대표와 맞붙었던 이낙연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로이터> 통신 인터뷰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이 전 대표는 20일 SNS에 쓴 글에서 "윤 대통령의 <로이터> 회견(인터뷰)이 큰 불안을 야기했다"며 "이런 잘못을 한국이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나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적 지원이나 재정적 지원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고, 외신은 이를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크게 보도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가 위험하다"며 "(이는) 한국의 지정학적 숙명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분단국가인 한국은 평화를 절대 우선시해야 하며,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또한 중국·러시아와도 건설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동맹국가의 숙명을 중시한다"며 "동맹은 소중하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일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요구도 수용하면서 동맹의 길을 가야 한다. 그것은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부연했다.
그는 "국정은 정교해야 한다. 외교는 더 정교해야 한다"면서 "지금의 국제정세는 한국의 생존을 위협한다. 그것을 책임지는 것이 정부"라고 했다.
이 전 대표의 이날 입장 표명은 앞서 미국에 머물던 그가 장인상으로 일시 귀국했다가 지난 18일 미국으로 재출국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일시 귀국 중에는 정치 현안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날 <중앙일보>는 그가 서울에서 자파 의원들과 가진 만찬 도중 이른바 '돈봉투' 의혹 사건을 언급하며 우려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 소식통을 인용, 만찬 자리에서 돈봉투 의혹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자 이 전 대표가 "국가적 위기 상황에 민주당이 불신받게 된 상황"이라며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 의혹이 잇따라 터졌을 때 내가 여당 대변인을 지냈는데, 기회 있을 때마다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여러 번 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당시 비리 의혹에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판단에 청와대 눈치 보지 않고 기자들 앞에서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며 "(돈봉투 의혹은) 당이 할 수 있는 도를 넘은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특히 전남지사를 지낸 이 대표는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호남'이 녹취록 등에서 언급된 데 대해 '호남 지역 정치인들이 침묵하지 말고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