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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함양물류센터 건립 무산 후폭풍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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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함양물류센터 건립 무산 후폭풍 거세다

책임 공방전 모양새 연출돼 양측 모두 부담

경남 함양군이 지난 4년여간 추진해왔던 쿠팡 함양물류센터 건립이 무산되고 난 뒤 의도치 않은 양측의 책임 공방 논란과 사업 무산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함양군은 쿠팡으로부터 사업 포기 공문을 받은 뒤 지난 14일 “투자협약서에 따른 모든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며 조기 착공을 기다려온 함양군으로서는 당혹스러운 입장”이라며 쿠팡에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자 쿠팡 측은 “원인이 함양군의 소극 행정과 약속 불이행에 있음에도 함양군이 사실을 왜곡하여 사업 철회를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고 발표한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쿠팡함양물류센터가 들어설 예정이었던 위치. ⓒ함양군

양측은 사업 철회 직후 ‘일방적인’, ‘어처구니없는’, ‘허위 주장’ 등 정제되지 않은 어조를 써가며 책임 공방을 하는 모양새로 각종 언론에 집중 보도되면서 부담이 가중됐다.

우선 성장동력이 미약해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함양군으로선 유치 직전까지 갔던 기업과 대규모 사업이 무산된 선례로 인한 낙인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책임 소재와 상관없이 차후 기업 유치에 어떤 식으로든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으로서도 여러 지자체에 물류센터나 기지를 운영 중이거나 건립 예정이므로 특정 지역과 갈등을 빚는 모양이 연출되는 데 대해 부담감이 큰 실정이다.

이에 따라 양측 모두 사태의 여진이 가라앉도록 내부 단속과 아울러 상대에 대한 비난 등을 자제하고 자세를 낮추는 모양새다.

19일 함양군 관계자는 “계속 업무협의를 진행해왔고 서로 등을 지거나 그런 건 아니다”라며 “투자가 좀 어렵다는 얘기는 연초부터 해왔던 얘기고 철회 사유를 물어봐도 직접적으로 얘기를 안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 무산 원인으로 ‘부지 환매권 문제로 시간이 2년 정도 지연된 점과 보조금 문제’를 들고 “처음 시작할 때 대구랑 광주 함께 시작했는데 대구는 지금 돌아가고 광주는 좀 있으면 준공 예정이다. 그러니까 쿠팡이 한창 투자 시기에 같이 갔으면 좋았을 건데 투자시기를 놓친 거 같다”고 지적했다.

또 “보조금 문제는 쿠팡이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기업이다 보니 부채비율이 좀 높다든지 자본잠식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국가재정자금 지원기준에 부합되지 않는다. 군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오랫동안 노력해왔지만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함양군의 토지 소유권 관리 부실에 따른 사업의 장기간 지연과 당초 약속했던 보조금 지원 계획의 번복이 사업 중단 원인’이라는 쿠팡 측의 주장과 결이 비슷해진 것이다. ‘모든 약속을 성실히 이행해왔는데 쿠팡이 일방적으로 사업 철회를 통보했다’는 당초 입장에서 완화된 것이다.

쿠팡 관계자는 “상호 신뢰를 전제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해왔지만 당초 합의사항들이 이행되지 못함에 따라 부득이하게 협약 해지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법적 구속력이 없는 협약(양해각서)으로 시작한 사업인 만큼 양측의 신뢰관계 유지가 관건인데 그게 깨진 게(보조금 지원 약속 번복 등) 큰 이유다. 또 지난해 4월 토지매매계약을 했으니 1년 안에 결정해야 하는데 데드라인을 넘어버렸다. 하지만 다른 지자체와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므로 일방적으로 한쪽이 잘못했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기도 어려운 입장”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함양주민들 사이에선 “쿠팡이 들어오면 양질의 일자리도 늘어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양 발전 등에 큰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가 컸던 만큼 사업 무산에 따른 허탈감도 크다”면서 “누가 잘못했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차후 다른 기업을 유치하는데 자칫 안 좋은 선례로 작용할까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크다.

쿠팡 함양물류센터는 720억원을 들여 7만5710㎡ 규모로 인공지능(AI), 첨단 물류장비 등을 도입한 물류센터를 조성, 300명 이상의 신규 채용과 인구 유입, 남부권 물류허브 역할 등이 기대됐던 사업이다.

함양군은 남부내륙의 중심지로 광주-대구, 통영-대전, 함양-울산(개통 예정) 등 고속도로와 사통팔달의 교통망으로 물류산업 유치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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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

경남취재본부 박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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