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중국에 국빈 방문한다. 중국이 러시아와 프랑스에 이어 브라질 정상까지 만나면서 국제사회에서 외교적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폐렴 증상으로 방문을 연기했던 룰라 대통령은 12일 상하이에 도착해 신개발은행(NDB)을 찾는 것으로 중국 방문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NDB는 지난 2015년 중국과 브라질‧러시아‧인도‧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구성된 브릭스(BRICS)가 주도해 설립한 국제 금융기구로,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이 총재로 재임 중이다.
이후 14일 룰라 대통령은 수도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양국은 경제 협력 방안 및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12일 중국 <환구시보>는 "룰라의 방중, 세계는 평화와 발전의 힘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양국 정상의 만남에 의미를 부여하며 주요 논의 주제를 소개했다.
신문은 룰라 대통령이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라며 "브라질은 룰라 대통령의 방중에 대해 '경제·무역·정치적 중요성'을 가진 국빈방문이 될 것이라며 높은 기대감을 표시해 중국과 브라질의 관계가 '정열경열(政熱經熱, 정치와 경제 모두 성숙한 단계)'의 새로운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신문은 "이번 방중에는 공식적으로 각 부처의 고위 관료뿐 아니라 국회의원 수도 당초 27명에서 39명으로 늘었고, 여기에 의원 의장까지 포함돼 있다. 기업 차원에서도 수백 명의 대표가 중국에 방문한다"며 "정치권부터 민간에 이르기까지 브라질이 중국과 관계에 뜨거운 기대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건강상의 이유로 중국 방문을 연기했던 룰라 대통령이 건강을 회복하자마자 먼 거리를 이동하는 성의를 보였기 때문에, 양국 간 협력의 성과가 전방위적이고 다방면으로 전개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중국과 브라질은 각국의 현대화를 위한 전략적 연계를 강화하고, 개발도상국의 현대화를 추구하는 역사적 과정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며 "동시에 양측은 유엔, 세계무역기구, 브릭스 등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양국의 긴밀한 소통과 조율은 개발도상국 전체의 이익을 보호하고 국제질서를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이번 방문에서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한 논의가 있을지도 주목된다고 밝혔다. 신문은 "룰라 대통령은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평화클럽' 이라는 이름의 평화회담 안을 제시하면서 중국과 인도 등을 포함한 다자기구 구성을 제안했고, 세계 평화 유지와 국제 분쟁 조정에 있어 중국의 두드러진 역할을 존중할 것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국의 반응은 냉담하지만 국제사회는 중국과 브라질이 손을 잡고 평화협상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중국 방문에 앞서 대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위기를 종식시킬 가능성에 대해 중국 측과 논의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며 "미국과 서방이 여전히 (우크라이나에서) 불을 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세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자평했다.
다만 신문은 룰라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한 쪽을 택하는 행보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신문은 "브라질은 2억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중남미 국가 중 '대국'이자 중요한 신흥 경제대국"이라며 "많은 미국과 서구 언론이 브라질의 전략을 말할 때 '미국'이냐 '중국'이냐에 초점을 맞추는 논의 자체가 브라질에 대한 극도의 불손함을 담고 있으며 패권주의적, 근시안적이고 편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패권주의의 피해자인 중국은 브라질의 내정인 외교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으며, 브라질의 이익이 어디에 있는지 브라질 사람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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