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딸 옷깃을 잡아당긴 초등학생에게 고함과 삿대질을 한 엄마가 학대로 인정될 수 있으나 정상참작할 사정이 있다는 이유로 항소심에서 선고유예가 내려졌다.
부산지법 형사1부(성금석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여) 씨에게 1심의 벌금 50만원을 파기하고 선고 유예를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선고유예는 범죄가 경미한 피고인에 대해 일정한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유예 기간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선고를 면하는 제도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21년 4월 9일 부산 연제구 소재 한 태권도장에서 관장 B 씨에게 C군(10)의 사과를 받아야하니 데려오라고 한 뒤 B 군에게 고함을 치며 삿대질한 혐의를 받는다.
A 씨가 화가난 이유는 B 군이 자신의 딸 D(7) 양의 옷깃을 잡아당겼기 때문인데 A 씨로서는 B 군이 3살이나 차이나는 딸을 건드린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에 A 씨는 B 군을 불러 “너보다 덩치가 훨씬 작은 애를 왜 멱살을 잡았어?", "관장님처럼 큰 사람이 니 멱살을 잡으면 니가 겁이 나겠어? 안 나겠어?" 등으로 고함을 치며 수차례 삿대질을 한 것이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훈육 차원에서 한 행위라며 아동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1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이 사과했음에도 고함을 치며 삿대질 한 점은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벌금 50만원에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 씨의 행위가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라고 볼 수 있지만 고의로 고함을 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 씨는 미성년인 자녀의 어머니로서 자신의 자녀가 B 군으로부터 옷깃을 잡아당기는 피해를 입어 범행을 한 것으로 범행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며 "피해 정도가 중하지 않고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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