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로 정치인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이 공천을 좌지우지해선 안 된다"(이재오), "이재명 대표는 빨리 그만두고 체제전환을 하라"(유인태)라며 각자의 '친정'에 쓴소리를 했다.
이 상임고문은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 지지도가 40%를 넘지 않으면 다음 치러지는 총선은 그렇게 밝지 않다"며 "그동안에 대통령이 한 것으로 봐서 외교관계라든지 국내관계라든지 여러 가지로 봐서 아마 국민들이 그렇게 대통령한테 기대를 안 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요즘 최고위원들이 돌아가면서 릴레이로 헛소리를 한다"며 "국민들이 볼 때 '저 여당은 대통령만 쳐다보는 당이기 때문에 여당으로서 생명력은 없다'고 보니까 여당이 앞으로 1년 동안에 특별히 잘할 거라는 이런 기대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을 완전히 사당화하는 식으로 공천을 완전히 대통령실에서 거머쥐고 검사 출신이라든지, 대통령실이 공천을 좌지우지해버리면 내년 선거는 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상임고문은 아울러 "여당이 주류가 100% 독식하려고 그러면 안 된다"며 "적어도 주류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한 6:4 정도 자기네들이 6 갖고 비주류를 한 4 정도 준다, 이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전 대표 공천 여부에 대해 "지역구에서 반응이 어떤지 모르지만 예를 들어서 그걸 정치적으로 의도적으로 이준석 같은 친구는 안 된다, 이렇게 하면 당이 어려워지는 것"이라며 "이준석도 좋다. 나와서 당선만 되어라, 끌어안는다(고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설과 관련해선 "한동훈 장관이 자기가 정말 윤석열 정부를 위해서 내가 나가겠다 그러면 서울 강북에 나가야 한다"며 험지 출마를 촉구했다.
아울러 한 장관의 국회 답변 태도 논란에 대해서도 "정부의 무게나 정부의 권위를 살려줘야지, 자기 똑똑하고 자기 말 자랑하는 게 아니다. 정치적으로 고려해서 시류에 따라서 처세하라는 뜻이 아니고 국무위원으로서의 품격을 지키라는 것"이라며 "그런 생각 갖고는 정치를 못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선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니고 국민의힘 쪽에서도 그게 아주 정말로 신경이 많이 쓰여야 된다"면서 "실제 재판해 보니까 이재명 대표 돈을 받은 게 없다? 그런데 근 3년이나 끌고 1년 내내 저렇게 난리를 쳤다? 이렇게 되면 역풍 부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망하는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같은 방송에서 "총선 가까이 갈수록 저는 민주당은 어려워진다고 보고 빨리 지금이라도 빨리 총선과 멀리 남아있을 때 빨리 그만두고 민주당의 체제 전환을 해가지고 심기일전(해야 한다)"면서 " 그러지 않고 가면 민주당 내부도 국민의힘 못지않게 복잡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지금 기소됐고 우선 선거법 저거(재판)는 아마 머지않아 나올 것 같다"면서 "최측근이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어쨌든 뇌물성 돈을 받았다고 하면 이재명 대표 본인이 비록 안 받았더라도 당 대표직을 유지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당내에서 이 대표 퇴진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최근 잦아든 데 대해서는 "지금 들어가면 또 전당대회를 치러야 되는 여러 가지 정치 일정 때문에 이쪽에서도 우선 가을까지 이 재판 과정을 좀 지켜보자, 그렇게 된 걸로 알고 있다"고 당 내 분위기를 전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 사람의 활약을 주목하라, 떠오르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른바 이재명 리스크가 본격화되면 연말쯤에 가서 비대위원장으로 모시면 총선이 상당히 유리하지 않겠냐면서 거론되는 사람들은 좀 있더라"면서 "김부겸 전 총리 얘기하는 목소리들도 좀 있고…"라고 했다. 이 대표가 재판 등으로 대표직 수행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김 전 총리가 차기 당 지도부로 불려나올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한 것이다.
한편 유 전 사무총장은 지난 방송에서 "무슨 5선 된 놈이 사무총장을 맡는 건 모양이 안 좋다"며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을 저격했던 것과 관련해 후일담을 전했다.
그는 "혼사가 있어서 국회에 갔다가 그 5선이나 한 놈(조 사무총장)을 마주쳤다"고 전했다. 이에 진행자가 "조 총장이 서운해 하지 않았는냐"고 묻자 유 전 총장은 "서운은 무슨, (조 사무총장이) 반갑게 인사하면서 '제가 형님 계보가 된 것 같아요' 이러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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