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전주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물어 전주을 지역구 당협위원장인 정운천 의원을 상대로 인사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선거 패배 후 '현장 지휘관'을 가장 먼저 문책하는 조치에 돌입한 셈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정운천 의원(비례대표)이 당협위원장임에도 불구하고 정 의원이 출마 포기를 하면서 김경민 후보를 단수공천한 바 있다. 그러나 김경민 후보는 5일 치러진 선거에서 8%의 낮은 득표율로 패배했다. 관련해 책임론이 당협위원장인 정 의원으로 튄 것이다. 국민의힘 강민국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전주을 선거과정에서 나온 문제점을 발견했고 여기에 대해 전북도당에 대한 실태조사가 있었다"며 "그동안 전북도당 현황을 보고했고 앞으로 더 자세히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지역구 당협위원장이자 전북도당위원장인 정운천 의원이 선거 운동에 차질을 빚게한 해당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 의원이 당협위원장과 전북도당위원장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선거 패배 다음날 곧바로 패배 책임을 '현장 지휘관'에게 묻는 게 맞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5.18 헌법수록 반대' 발언처럼 선거를 앞둔 당지도부의 각종 설화 등 재보선 패배 원인은 다양한데, 당 지도부가 정운천 의원 책임론을 먼저 부각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기현 대표가 "청주에서는 이겼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당 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청주시의원 나선거구에서 국민의힘 이상조 후보가 당선되긴 했지만, 과거 민주당 소속이었던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표가 야당 표가 갈라졌기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이상조 후보는 48.38%(5851표)로 당선됐지만, 민주당 박한상 후보가 4913표, 민주당 출신인 무소속 정우철 후보가 1136표로, 두 후보의 표를 합하면 이 후보의 득표를 웃돈다. 국민의힘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주 기초의원 보궐선거에서 우리당이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우철 더불어민주당 전 시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표가 분산됐기 때문이다. 결코 자랑할 거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경기도의원은 "가장 충격적인 건 우리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울산 남구다. 작년 지방선거에선 남구 나 2인 선거구 두 석 모두 가져왔지만 이번 보궐에선 민주당과 1:1 구도에도 패배했다. 게다가 구미 경북도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35% 득표율로 근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전북 군산시의원 선거에서도 우리당이 10% 득표율을 못받았다. 근래 가장 안좋은 성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경기도의원은 "이것들이 주는 신호가 뭔지도 모르고 원래 어려운 지역구라는 등, 애먼 당협위원장 인사조치를 한다는 등 다른 데서 패인을 찾으면 내년 총선이 위험해질 공산만 키우는 꼴"이라며 "지금 문제는 문제를 모르는 게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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