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만남을 예정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이번 만남이 "정치쇼"에 불과하다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4일(이하 현지 시각) 로스앤젤레스(LA) 주재 중국 총영사관 대변인은 '중국은 대만 당국 지도자들이 '통과'를 명분으로 '대만 독립' 활동을 하고 중미 관계를 파괴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국은 어떤 형태의 미·대만 공식 왕래도, 어떤 명분이나 이유로든 대만 당국 지도자의 (미국) 방문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국 측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기고 대만 당국과 어떤 형태의 접촉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차이 총통은 이른바 '통과'라는 이름으로 '공식 왕래'를 하며 미국 정부 관료와 의원들을 만나 접촉하고 공개 연설을 하는 등 '정치쇼'를 벌였다. '통과'는 가짜고 '대만 독립'을 선전하는 것이 진짜"라고 차이잉원 총통의 미국 경유를 비난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서도 "중국 측의 엄정한 교섭과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차이 총통의 '국경 통과'를 종용하고 대만 당국의 '모략'을 묵인한 것에 중국은 엄중 항의하며 강하게 비난한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매카시 의장은 미 의회 지도자로 미 행정부 3인자다. 그가 어떤 신분으로 차이잉원과 만나든,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선언의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행위"라며 "14억 중국 인민의 민족감정을 크게 해치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심각한 잘못된 신호를 보내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무너뜨리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중미 양국 인민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매카시 의장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지지를 무시하고 '대만 카드'를 고집하는 것은 중미 관계를 더욱 해치고 통일을 지지하는 중국 인민의 강한 의지와 결의를 더욱 확고히 하는 전철을 밟을 것"이라며 "우리는 사태의 추이를 면밀히 추적하여 국가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단호하고 강력하게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이잉원 등 대만 독립 분자들이 역사의 흐름에 역행해 끊임없이 미국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한다"며 "일부 세력의 '이대제화(以臺制華,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억제)' 시도는 반드시 실패로 끝날 것이고 역사의 정의로운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의 반발에 대해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3일 전화브리핑에서 "예상 못했던 바는 아니지만 중국이 과잉 반응할 필요가 없다"며 "과거 대만 총통과 마찬가지로 차이 총통은 미국을 6번 경유했다.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라고 대응했다.
지난 3월 29일 중앙아메리카의 수교국가인 과테말라와 벨리즈 방문에 나선 차이잉원 총통은 오는 5일 귀국길에 LA에 경유, 매카시 의장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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