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A씨는 최근 알바를 더 늘려야 할 참이다. 최근 급등한 물가로 인해 기존 생활비만으로는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A씨의 한 달 알바비는 53만 원, 여기에 부모님으로부터 받는 용돈 30만 원을 포함한 83만 원이 한달 A씨의 총 생활비다.
월세 45만 원이 빠져나간다. 교통비가 10만 원 가까이 나왔다. 대출이자도 갚아야 한다. 기본적인 공과금까지 내야 한다. 지난달에는 식비로 49만 원이 나왔다. 합산하니 41만2000원 적자였다.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떼우고, 보일러를 끄고 생활했음에도 부모님께 도와달라는 전화를 드리게 됐다. 이대로는 안 된다.
최근 물가 급등으로 인해 당장 대학생들의 끼니 해결이 어려워졌다. 24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실시해 최근 발표한 대학생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생활비 중 가장 부담되는 지출로 응답자의 56%가 식비를 꼽았다. 식비는 등록금, 공과금보다 대학생에게 더 무서운 지출이었다.
지난 23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서림 학생(이화여대)은 현재 하는 주말 카페 알바로 교통비와 통신비를 제하면 남는 게 없다고 한탄했다.
그는 "요즘 한 끼를 먹으려면 라면에 삼각김밥으로 해결해도 3000원이 들고, 컵밥은 5000~6000원에 이른다"며 "하루 세 끼를 챙겨 먹으면 사치이고, 하루 두 끼는 '과식'이고, 하루 한 끼 식사가 일상"이라고 호소했다.
박 씨는 식비를 마련하기 위해 최근 새벽 물류 알바를 시작했다. 오직 생존을 위해 공부가 뒷전이 되고, 알바가 일상이 된 셈이다.
이혜진 학생(서울교대) 역시 "요즘 하루 한 끼를 먹을 때가 많다"며 "한 달에 30~40만 원 이상의 월세를 내며 살아야 하는 청년이 제일 먼저 줄일 수 있는 건 식비"라고 말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의 설문조사에서 대학생의 59%가 등록금을, 57%는 식비를 당장 지원이 필요한 항목으로 꼽았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정부가 매번 청년 세대를 이야기하지만 실제 청년에게 필요한 정책은 내놓지 않는다"며 "대학생들의 식사권과 온전한 생활을 위해 정부가 대학생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48개 대학의 학생 2076명이 응했다. 이들 중 국공립대 학생과 사립대 학생 비율은 약 40대 60이었다. 서울과 지역 비율은 54대 46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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