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 당시 지난 2018년 한일 간 벌어진 초계기-레이더 갈등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부정하지 않았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와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는 한국 함정이 일본 초계기에 레이더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기존 입장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일본 <산케이> 신문은 윤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초계기-레이더 갈등과 관련해 "서로 신뢰 관계에 문제가 있어 발생했는데, 앞으로 신뢰가 생기면 서로 주장을 조화시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갈등은 지난 2018년 12월 20일 한국의 광개토대왕함이 일본의 해상자위대 소속 P-1 대잠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인 STIR-180을 작동해 조사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국방부는 당시 레이더를 작동한 적이 없고 오히려 일본의 초계기가 저공비행으로 광개토대왕함을 위협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이러한 국방부의 입장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어 보인다. '신뢰'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언급하며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20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기존 정부 입장과 다른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전하규 대변인은 "초계기 관련돼서 국방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 윤 대통려의 발언도 국방부의 기존 입장과 "다른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일본 언론을 통해 계속 보도되고 있다. 20일 <산케이신문>은 회담에서 위안부뿐만 아니라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규제와 관련한 내용도 언급됐다고 전했다.
이렇듯 정상회담이 끝난 지 닷새가 다 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당시 발언이 일본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이를 대통령실이나 관련 부처가 해명하기에 바쁜 상황이 연출되고 있어, 일본이 비외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한편, 일본이 이른바 '언론플레이'를 하는데도 이를 제대로 막지 못할 정도로 한국 정부가 일본에 끌려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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