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 이행에 일본 기업은 참여하지 않는 방안에 대한 비판이 "국익 차원의 용기 있는 결단"이라고 긍정 평가를 내놓았던 박형준 부산시장에게도 비판의 화살이 돌아가고 있다.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부산시민 평화훈장 추진위원회'는 9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형준 시장이 말하는 '용기'가 정녕 무엇인가"라며 '친일행동'이라는 피판을 쏟아냈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을 두고 "한국에서 가장 무서운 정치적 딱지가 ‘친일’이라는 손가락질임을 감안할 때 국익을 위해 독배를 마시는 용기를 보여준 것"이라며 이같은 비판을 예측했음에도 정부의 결단은 용기 있다고 치켜세웠다.
또한 "국제법과 외교관계에 따른 사법적 제약을 고려하지 않은 국내 법원의 판결만을 근거로 일본에 대해 요구를 해봐야 상대가 응할 리 없고 답이 나올 수 없는 사안인 것"이라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해석했면서 "더구나 지금처럼 세계가 다시 진영화되고 안보와 경제 양 면에서 지뢰밭이 널려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 한일관계를 장기간 충돌로 몰고 가는 것은 자해 행위에 가깝다"고도 평가했다.
박 시장은 "국익을 고려하면 당연히 한일은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로 가야 하고 양국 간의 갈등 현안들을 로키로 관리하는 것이 맞다"며 "정부 차원에서 더 신경을 써서 풀어야 할 일은 한국 정부의 대승적 결단에 걸맞게 일본이 호응하도록 하는 것이고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이해를 구하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일이다"고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 만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추진위는 "전쟁범죄를 인정하지도 사죄하지도 배상하지도 않는 가해자 일본에게 제 손으로 면죄부를 쥐어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구걸하면 '국익'이 지켜진단 말인가"라며 "박 시장이 청년세대들의 혜택 운운하는 이것 역시 이 땅의 청년들에게 민족적 자존심을 팔아먹으며 주는 혜택을 덥석 받으라는 것이며 청년들을 몰역사적인 존재로 여기고 무시하는 처사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형준을 비롯한 신종 친일파들이 연달아 나선 것은 분노와 규탄 목소리가 높아지고 여론이 자기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가자 '국익'과 '미래'를 운운하며 국민을 기반하고 이것을 반전시켜보려 하는 것"이라며 해당 발언에 대한 면담을 요청하며 사죄를 촉구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과거 동아대 연구원 시절 전공이 '일제시기부산지역사'라는 것을 공개하면서 "그 당시 조선인이 어떻게 살고 일본에 얼마의 임금을 받았는지, 어떻게 비참한 삶을 살았는지 논문을 적은 사람이다"며 "그런 걸 모를 리 없는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정치적 생명을 이어가겠다는 망말이다"고 비판했다.
부산겨레하나 회원이자 부산대 학생인 이지희 씨는 "한일관계의 정상화를 통해 가장 혜택을 볼 세대가 청년에게 있다고 한다. 기가 차다"며 "한일위안부 합의 1년이 되던 날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을 건립하던 청년들의 모습을 잊은 게 분명하다. 강제동원 대법원 배상판결로 일본이 경제도발을 일삼았던 2019년 일본영사관에 항의방문을 했던 청년들의 모습을 잊은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의 입장문에 이같은 비판이 쏟아진 것에 대해 박 시장 측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반드시 기억해야 하고 그런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국익을 바라보면 이런 우리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피해자들을 어루만지는 것을 철저하게 준비해서 가자는 의미다"고 설명했으며 "글로벌한 국제관계에서 한일관계도 미래지향적으로 가야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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