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소속의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방문 초청을 거절했다. 공화당은 미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8일(현지 시각) 매카시 의장은 미 방송 <CNN>에 출연해 "우크라이나에 '백지수표'를 지원하면 안된다는 것은 분명히 했다"며 "지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내가 우크라이나에 갈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일도 확인하겠지만 우크라이나에 지원할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키이우에 갈 필요는 없다"며 "어떤 것에도 백지수표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입장"이라고 못박았다.
매카시 의장의 이같은 입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방문을 제안한 직후에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방송에서 "매카시 의장이 우크라이나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고 사람들이 어떻게 싸우고 있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이 우크라이나에 방문하면 (우크라이나에) 지원된 금액과 포탄, 총알 등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카시 의장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러한 제안을 단칼에 거절한 배경에는 공화당 내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돼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공화당 내에서는 극우 성향의 의원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피로감을 표시한 결의안을 제출한 바 있다. 매카시 의장 역시 의원시절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조건없는 지원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그는 지난해 9월 21일(현지 시각)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 이후 가진 <CNN>과 인터뷰에서 연설이 좋았다면서도 "백지수표는 지지하지 않는다. 우리가 지출한 모든 돈에 책무성(accountability)이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내에 이같은 경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부터 이어져 온 외교 기조가 반영된 측면이 있는 것과 동시에, 극단적인 양당정치로 인해 민주당의 정책은 덮어 놓고 반대하는 기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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