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지도부 면면을 보면 '영남'과 '친윤'으로 요약된다.
김기현 신임 대표가 52.93%의 득표율을 기록해 과반을 넘겨 결선투표 없이 대표직에 직행했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난해 12월, 18년만에 '당심 70, 민심30'의 전당대회 룰을 '당심 100%' 바꾼 게 주요했다고 본다. 만약 일반여론조사가 포함됐다면 김 대표의 과반 득표가 가능했겠느냐는 의구심이다.
당원 100% 룰을 적용하고도 윤 대통령 측근들이 총력을 기울여 밀어붙인 후보의 52.93% 득표율이 '압도적인 것도 아니다'라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당심 100%'로 당대표에 당선된 대표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한 공천을 하게 될지에 대한 불안감도 존재한다.
일단 '김기현 체제'가 들어서면서 당의 투톱은 '영남 대표'에 '영남 원내대표'로 귀결됐다. 김기현 대표는 울산에서 4선 의원, 울산시장을 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대구에서만 5선을 했다. 최고위원 5명도 영남이 2명(김재원·장예찬), 호남 1명(조수진), 서울 2명(김병민·태영호)으로 전반적으로 영남 편중이 심화됐다.
또 최고위원 모두가 '친윤계'로 분류됐다. 지도부 중 수도권은 2명에 그쳤고, 경기, 충청, 강원권은 한 명도 없다.
김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강조했지만, 분열된 당 내부 통합도 당장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전당대회에서 2위를 기록한 후보인 안철수 의원은 이미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찍혀 있다. 전당대회가 한창일 때는 미봉으로 넘길 수 있었으나, 추후 안 의원을 포용하기에 감정의 골이 지나치게 멀리 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지난 8개월 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말살하여 마침내 국민의힘을 대통령 1인이 독점하는 '윤석열 사당'으로 만들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낸 유승민 전 의원과 같은 비주류도 '친윤 주류'와 발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룰 개정', '윤심 논란'으로 점철된 전당대회 자체의 불공정성 시비가 단숨에 해소되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같은 상황이 향후 총선 수도권 민심에 악영향을 끼칠 수있다는 게 비주류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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