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당 대표의 '꼰대'설전이 지역의 세대간 갈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3일 이 전 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상황을 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속 등장인물에 빗대며 비판한 바 있다.
이에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어찌 우리당 대통령을 무뢰배 엄석대에 비유를 하나?"라며 "지난번에는 개고기에 비유하더니 이번에는 무뢰배에 비교하나?"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 같은 홍 시장의 분노 표출은 이 전 대표가 엄석대를 윤석열 대통령에 비유했다는 지적이다.
홍 시장과 이 전 대표의 페이스북 설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홍 시장을 향해 "먼저 도발하시고 나서 반박하니까 나이 얘기하시는 모습을 뭐라고 해야 합니까"라며, "사람들은 그런 행태를 두 글자로 줄여서 생각할 겁니다"라며 '꼰대'를 연상케 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질세라 홍 시장 또한 "꼰대라 불리는 건 영광이다", "착각에 휩싸인 어린애의 치기에는 대꾸 안 한다", "내년에 어찌 되나 함보자"라며 연이어 맞대응했다.
거물급 두 정치인의 '꼰대' 설전에 '꼰대'와 '쓰리요(3요)'가 최근 회식이나 술자리 등 여러 모임에 화두로 떠오르며 유행어처럼 오르내리고 있다. 한 마디로 두 정치인이 청년과 장년의 세대 간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꼰대' 논란은 중년층과 장년층 사이로도 번져나가고 있다. "우리가 왜 '꼰대'세대냐"라며 서로가 '꼰대'의 주인공이 아니란 촌극이 일고 있는 것이다.
40대 후반 포항의 공무원 A(49)씨는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요새 우리 공장에선 '쓰리요(3요)'가 유행이다. 젊은 후배들에게 일을 시키면 돌아오는 대답이 '이걸요? 제가요? 왜요?'라고 한다"며 "어떤 후배들은 '이런 일 못한다'며, 아예 다른 부서로 옮겨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농담처럼 던졌다.
60대 퇴직자 대구 거주 B(62)씨는 "언제부턴가 후배들 눈치 보며, '꼰대'소리에 화가나 일을 못 하는 경우도 생겼다. 고령화가 되니 일을 일찍 그만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후배들에게 놀림 당하며 버티기도 힘들고, 이게 장년들의 현실이다"고 털어놨다.
30대 직장인 대구 거주 C(39)씨는 "삶이 전쟁이다. 고령화로 나이 든 사람은 많고 젊은 사람에게 일을 뺏기지 않으려 하니 (젊은층에)그만큼 기회가 오지 않는다"라며, "시대가 달라졌음에도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고 끝까지 그걸 지키려 고집을 부리는 어른들이 많다. 우리가 욕을 할 수 없으니 '꼰대'라고 비꼬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먹고 살기 어렵고, 나라 경제는 더욱 힘들고, 물가는 물가대로 세금은 세금대로 오르고, 정치는 정치대로 난리고, 결혼해서 아이 낳고 잘 살고 싶어도 무서워서 못 한다. 부모 잘 만나면 그나마 다행이고, 흙수저로 태어나면 성공이란 단어는 꿈도 꿀 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세대 간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청년, 중년 할 것 없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무나 '꼰대'라 부른다", "이젠 정치권까지...코미디다", "청년과 장년의 중간에 낀 중년은 더 고통스럽다" 등등 직장인들의 한숨은 늘어만 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 "과거 정당의 수장을 맡았던 두 정치인이, 철부지 애들도 아니고 어려운 경제난에 힘들게 살아가는 국민에게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오히려 두 사람이 자중할 필요가 있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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