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억제수단 운용 연습을 공동으로 실시했다. 북한의 미사일과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가 서로를 자극하면서 한반도 위기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국방부는 '제8차 한미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 공동 보도문'을 통해 지난 22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의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운용연습을 개최하고 23일에는 한미 대표단이 조지아주 킹스베이에 있는 미 핵잠수함 기지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습은 지난해 11월 3일 한미 국방장관이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DSC TTX를 연례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에 따라 이뤄졌는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번 연습에서 미국은 "북한이 미국이나 동맹국 및 우방국들에 대해 핵을 사용할 경우, 그 위력과 상관없이 용납될 수 없으며 이는 북한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연습 이후 한미 대표단이 방문한 핵잠수함 기지에서 토마스 뷰캐넌 잠수함전단장은 오하이오급 핵잠수함 임무를 설명하며 미국이 운용 중인 핵잠수함 전력은 동맹국에게 제공하는 미 확장억제의 핵심수단임을 강조했다.
또 미국은 전략폭격기, 이중목적항공기, 핵무기 등 맞춤화된 유연한 핵전력을 지속 전개하기로 했으며, 한미 대표단은 한미동맹 역대 최초로 진행된 핵잠수함 기지 방문이 행동하는 확장억제 공약을 현실화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처럼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해 "정권 종말"까지 언급하며 강경한 대응 방침을 공식화하고 3월 중순에는 실제 기동 훈련까지 실시할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한반도 정세는 상당한 긴장 국면으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미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이유로 지난 18일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인 화성-15형을 발사하고 이틀 뒤인 20일 초대형 방사포, 사흘 뒤인 23일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행동에 나서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이러한 행동을 견제한다는 명목 하에 다양한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할 경우 북한은 더욱 빈번하게 군사적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데, 이렇듯 북한과 미국의 행동이 상대의 강경한 대응을 촉발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한편 이번 연습에서 한국은 허태근 국방정책실장이, 미국은 싯다르트 모한다스 동아시아 부차관보와 리차드 존슨 핵·WMD 대응 부차관보가 공동대표로 참석했다. 또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정보본부 및 외교부와 미국 국방부, 합참, 국방정보국, 전략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 및 국무부 등 한미 국방・외교 핵심당국자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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