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던 함양 출신의 서철원(57) 작가가 최근 전북 전주 중심의 역사적 인물들을 테마로 한 장편역사소설 3권을 출간해 화제다.
‘전라도 역사의 혼불’이란 코드 아래 역사적 인물과 사건에 대해 여러 기록과 문학적 상징, 판타지를 조합해 형상화한 '달의 눈물', '별의 노래', ‘달빛 전쟁’(출판하우스 짓다)이다.
이번 작품들은 서 작가가 전라도의 감성과 무늬를 글로 풀어낸 산물이다. 아카이브의 순수와 문학적 판타지를 융합해 시대를 관통하는 서사를 완성해냈다. 소설은 고려부터 조선에 이르는 이성계, 정여립, 전봉준·김개남·손화중 등이 살아온 ‘역사적으로 가장 붉은’ 시대를 조명한다.
‘달의 눈물’은 여말선초 끊임없는 외침과 내홍, 교차하는 정치 이데올로기와 외부상황의 복잡한 소용돌이 속에서 펼쳐지는 이성계의 선택과 삶, 죽음에 관한 연대기를 담고 있다. 함양을 거쳐 운봉 황산벌 전투에서 피비린내는 승리를 거두고 전주 오목대에 올라 대풍가를 부르는 이성계의 삶은 조선의 개국을 예감하며 긴 시름으로 뻗어간다.
‘별의 노래’는 마이산이 자리 잡은 진안의 밤하늘에 그려진 별의 천문을 통해 정여립의 삶과 죽음에 관한 이상향과 판타지를 보여준다. 선조 22년(1589) 정여립을 둘러싼 기축옥사(己丑獄死)는 조선을 쥐고 흔드는 혼돈이자 딜레마였다. 사직에서 물러난 정여립은 전국의 인재를 모아 대동계를 조직한다. 외침에 대비한 대동계를 역모로 몰아간 황해도 현감들의 장계는 정여립의 숨통을 쥐고 흔든다.
‘달빛 전쟁’은 갑오년(1894) 전주성 함락을 둘러싼 동학농민군 혁명의 실상과 문학적 판타지로 죽었다 깨어난 자들의 전멸을 위해 분투하는 인물들의 고뇌를 보여준다. 130년 저편 동학농민혁명의 시대를 돌아보는 까닭은 현재의 삶에서 마주하는 억압과 폭력과 착취와 애환의 증거에 있다. 그 모두는 갑오년의 역사에 담긴 백성들의 삶과 그 삶을 이어가던 쟁투의 긍지에서 시작된다.
서철원 작가는 “3편의 소설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지향점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문학이 지녀야 할 사회적·문화적 가치를 보여주는 데 있다”며 “이성계·정여립·전봉준·김개남·손화중 등 역사 속에 남아 있는 인물들의 집중적인 조명과 시대마다의 시간, 공간을 소설로 형상화한 데는 그 삶의 방식에 의의가 있기 때문이다. 3편마다에 들어 있는 역사적 실상과 소소한 이야기들이 우울한 팬데믹의 시대를 지나는 독자들에게 작으나마 즐거움을 선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1966년 함양서 태어난 서철원 작가는 전주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북대 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3년 '문예연구'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그해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역사문화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2016년 제8회 불꽃문학상·2017년 제12회 혼불학술상·2019년 제9회 혼불문학상·2022년 이팝프렌즈 예술인상 수상·저서로 장편소설 '왕의초상', '혼,백', '최후의 만찬', '해월(海月)', '달의 눈물', '별의 노래', '달빛 전쟁', 소설집 '함양, 원스 어폰 어 타임', 연구서 '혼불, 저항의 감성과 탈식민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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