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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중 1명 입양인 "아동 학대 경험", 8명 중 1명 "성적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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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중 1명 입양인 "아동 학대 경험", 8명 중 1명 "성적 학대"

[해외입양인 인권 실태 조사] ① 입양인 658명 대상 양적조사 결과

한국 출신 해외입양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입양인 3분의 1이 입양된 가정에서 아동 학대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설문에 응한 전체 입양인(658명) 중 33.5%인 217명이 입양 가정에서 학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신체적 학대를 경험했다고 답한 입양인들은 전체의 21.6%(142명), 정서적 학대를 경험한 입양인들은 28.9%(190명)에 달했다. 방임을 경험한 입양인들은 17.2%(113명), 성적 학대를 경험했다는 입양인들도 전체의 13.5%(89명)나 됐다.

22일 '해외입양인 인권 실태 및 인권 보장 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노혜련 숭실대학교 교수는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해외입양인 658명을 대상으로 비대면 구글 서베이를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40일간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다. 이처럼 많은 수의 한국 출신 해외입양인들을 상대로 양적 조사가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조사는 국가인권위원회가 발간한 <해외입양인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통한 인권보장 방안 연구>(연구책임자 : 노혜련, 공동연구원 : 김재민 소라미 신필식 이태인 한분영, 보조연구원 : 박혜진 전세희) 내용의 일부다.

입양 아동들에게 신체적 학대나 정서적 학대를 가한 가해자는 양모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나, 성적 학대 가해자는 양부가 41.6%로 가장 높았으나, 다른 형제자매들(31.5%)과 친척들(25.8%)도 높은 비율로 나타나 입양 가정 내에서 입양인들이 얼마나 취약한 위치에 있는지 보여준다.

연구 책임자인 노혜련 교수는 이런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조사에 참여한 입양인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학력(90% 이상이 대학 중퇴 이상)과 경제력(70% 이상이 평균 이상의 소득 수준)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입양인들이 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형편에 있는 입양인들의 경우 학대를 경험했을 확률이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피터 뭴러 덴마크 한인 권리 그룹(Danish Korean Rights Group) 공동대표는 성적 학대를 경험한 입양인이 13.5%에 달한다는 것은 "입양인 8명 중 1명 꼴로 성적 학대를 경험한다는 의미이며, 이는 덴마크 전체 아동의 대상으로 한 수치(1-1.5%)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연구 조사에 참여한 입양인 중 33.5%가 아동학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 '해외입양인 인권실태 및 인권보장 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토론회' 자료집 중

90% 이상 입양인들이 "한국 정부가 내 인권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해"

입양인들의 95% 이상이 한국 입양기관이 자신이 원가족에서 분리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해외 입양을 고려하기 전에 자신의 국내입양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 정부가 자신들의 인권을 충분히 보호하지 않았다고 입양인들의 90% 이상이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한국 정부는 해외입양에 앞서 자신의 친생부모를 적절히 지원하지 못했고(97.5%), 해외입양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98.1%)고 응답했다.

친생부모의 친권 포기 당시 정황과 관련해 모르고 있는 경우를 제외했을 때, 친생모가 모르게 입양되거나(35%), 친생모의 의사에 반해 입양된 경우(44.1%)도 상당 수에 이르렀다.

입양서류 정보의 정확성과 관련해서도 모른다는 응답을 제외하면, 출생일 등 기본 인적 사항이 불명확한 경우(39.3%), 친생부모의 사회적 정보 등 배경정보가 부정확한 경우(72.2%) 등 정확성이 매우 떨어졌으며, 심지어 다른 아이로 뒤바뀐 경우(5.1%)도 있었다고 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입양인 10명 중 7명 이상이 입양 수령국에서 인종차별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85% 이상이 "한국, 오래 전에 해외입양 중단했어야"

연구에 참여한 입양인들 중 94.7%(568명)가 한국 정부가 해외입양을 고려하기 이전에 원가족 보호를 우선해야 하며, 87.4%는 1980년대 이후에 해외입양은 정당한 조치가 아니었다고 답했다. 또 한국은 오늘날까지 해외입양을 지속할 정당한 이유가 없고(87.4%), 오래 전에 해외입양을 중단했어야 한다(85.4%)고 답했다.

입양인 10명 중 7명 이상은 해외입양으로 입은 피해에 대해 한국 정부의 배상이 필요하다고 답했는데, 구체적으로는 해외입양인의 입양서류와 신원 정보를 확인할 통로(97%), 인권침해에 대한 철저한 조사(96.8%), 해외입양인과 원가족을 위한 무료 DNA 검사(96.2%), 해외입양인의 DNA 샘플과 한국에 존재하는 모든 DNA 데이터베이스와의 매칭 작업(95.5%)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절대 다수의 해외입양인들이 한국의 해외입양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해외입양인 인권실태 및 인권보장 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토론회' 자료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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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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