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국이 동해 공해상에서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함인데, 공교롭게도 훈련 당일 일본은 독도 영유권을 주장했다.
22일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는 "한미일은 오늘 동해 공해상에서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번 훈련에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과 미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배리함(Barry),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구축함 아타고함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합참은 훈련에 대해 "탄도미사일 표적 정보를 공유하고, 탐지·추적·요격 절차를 숙달하는데 중점을 두고 실시"했다며 "한·미·일은 이번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통해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대응체계를 더욱 확고히 했다"고 자평했다.
이날 오전 9시경에 시작된 훈련은 약 5시간 정도 이어졌다. 훈련은 지난해 10월 한미일 미사일 방어훈련을 했던 때와 유사한 곳에서 실시됐는데, 당시 장소는 독도에서 약 185㎞, 일본 본토에서 약 120㎞ 떨어진 곳이었다.
이번 훈련은 지난 18일 북한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발사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화성-15형의 시험 발사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군사 움직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미뿐만 아니라 일본까지 참여하게 된 셈이다.
군 당국은 일본과 직접적 정보 공유를 진행하지는 않았다고 밝혔지만, 일본 자위대와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데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한일 간 과거사 및 독도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이 있을뿐만 아니라 지난 2018년 발생한 한일 간 초계기 갈등도 완전히 매듭짓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훈련을 실행한 이날 일본에서는 시마네현에서 주관하는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이 있었고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독도는 역사적으로, 국제법적으로도 일본땅"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군사적 작전은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하고 각 국가 간 협력 하에 응급성과 긴급성을 따져서 한다"며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미일이 함께하는 훈련이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한다는 명분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중국을 방어·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점도 한국에게는 부담이다. 한국이 미일 동맹의 하위 파트너로 참여할 경우 한중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중국을 이웃에 두고 있는 한국에 있어 정치·경제적으로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한미일 공동 훈련을 비롯해 일본과 군사 협력에 열려있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5년 만에 한미일 연합 대잠수함전 훈련이 진행됐고 10월에는 이번과 유사한 해상훈련이 실시되기도 했다.
이에 윤석열 정부가 한반도 내 자위대 진입까지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와 외교부는 한국 정부의 승인 없이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입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한미일 군사협력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고도화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3국의 안보협력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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