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지진피해 대응을 위한 긴급구호대 1진이 열흘 동안 구호 활동을 마치고 입국했다. 이들은 튀르키예 주민들에게 많은 도움과 응원을 받았다면서 지진으로 무너진 잔해 속에 시신을 발견했지만 이를 수습하지 못했던 점이 안타까웠다는 소회를 밝혔다.
20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원도연 긴급구호대장은 "이스탄불 소방청 구조팀과 공동 구조 작업을 하는 등 튀르키예 당국과 국민들의 관심과 협조 속에 활동을 전개했다"며 "현장에 있던 모두가 한마음 한 뜻이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긴급구호대에 참여한 또 다른 대원은 "튀르키예 국민들이 손님대접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첫 날 잠도 못자고 식사도 못한 채로 24시간 넘게 작업을 했는데 주민들이 빵을 내어주셔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원은 "구조차량 확보가 관건이었는데 주민들이 픽업 트럭을 제공해주고 자원봉사도 많이 하면서 언어적인 문제를 해소할 수 있었고 물자 보급도 원활하게 이뤄졌다"며 주민들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현지 치안이 좋지 않았다는 소식과 관련해 한 구호대원은 "주민들이 저희가 구호 활동을 마치고 떠나려고 하니 도와달라고 말하기도 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이 격해졌다"면서도 "직접적으로 구조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폭력을 가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구호대원은 "튀르키예 정부에서 물이나 식량, 의약품 등은 충분히 보급하고 있었기 때문에 약탈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구호대 활동 중 아쉽거나 부족했던 부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 구호대원은 "무너진 건물 더미 속에 아직 주검들이 많이 있다. 확인만 하고 손도 못 댄 주검이 많다"며 "수습할 수 없었던 것이 아쉽고 말로 표현드리기 좀 그렇다"고 답했다.
구호활동 현장이 전기와 수도도 없이 열악한 상황이었는데, 가장 힘든 부분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한 대원은 "여진에 대한 공포"라며 "(한국에 돌아오기) 직전인 17일에도 꽤 큰 여진이 있었다"며 안전문제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구호 활동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했지만 현재는 모두 문제가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도연 대장은 "현재 귀국한 모든 대원들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 부상을 입었던 구조견들도 모두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며 "귀국한 대원들은 향후 2주 내에 PTSD 검사 등 필요한 건강검진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번에 구호활동에 참여했던 구조견 중 한 마리인 태백이가 발에 부상을 입기도 했지만 빠르게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투입된 구조견들은 입국 후 출동을 자제하고 휴식을 가질 예정이다. 구조견은 지난 2015년 네팔 지진 때도 투입됐으며, 이번 구조 활동에도 참여해 성과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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