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대학교 박물관과 사회과학연구소 지속가능발전센터는 15일 창원대박물관 조현욱아트홀에서 ‘관부재판과 끝나지 않은 Herstory’ 특별전시회와 학술대회를 개막했다.
지금까지 일본군 ‘위안부’를 바라보던 관점과 달리 한국과 일본시민들의 공동노력으로 이뤄냈던 ‘관부재판’을 재조명하면서 앞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고민해 보는 전시이다.
‘관부재판’은 1992년부터 1998년까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3인과 근로여자정신대 피해자 7명이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下關)를 오가며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한 재판이다.
고 김문숙 정신대문제대책부산협의회 이사장은 당시 원고단장으로 활동하면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인정한 유일한 승리를 이끈 주역이다.
창원대는 2021년 김문숙 이사장의 별세 후, 여성가족부의 의뢰로 ‘민족과 여성 역사관’에서 소장하고 있었던 관부재판 관련 기록물을 조사했으며, 이번 전시회는 그 결과를 선보이는 자리이다.
자료조사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한 김문숙 이사장의 개인 소장 자료와 ‘관부재판’ 관련 기록은 당시 치열했던 순간을 담아내고 있다.
자료조사 책임을 맡은 창원대 사학과 신동규 교수는 “이 자료 속에는 한 개인의 성찰과 실천이 역사의 큰 물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삶의 궤적과 흔적이 녹아 있었다”고 사료적 가치와 역사적 의의를 부여했다.
김문숙 이사장의 딸이자 고인의 유지를 이어받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주현 (사)정신대문제대책부산협의회 이사장은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저에게 남기신 말이 ‘역사관을 잘 부탁한다’ 였다”며 “여성운동가로서 어머니의 삶을 기억하고 ‘관부재판’의 역사적 의의를 영원히 되새기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창원대 이호영 총장은 “이번 특별전시 ‘관부재판과 끝나지 않은 Herstory’가 우리의 아픈 역사를 이해하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며 “이러한 전시는 지역의 국립대학이 앞장서서 해야 할 일이며 앞으로도 우리 지역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는 창원대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창원대박물관은 묵묵히 자신을 희생하는 역사의 숨은 주인공들이 후세에게 전하는 소박하지만 큰 뜻을 음미하기 위해 2월 말까지 예정된 ‘하와이 한인 묘비’ 특별전시회를 연장해 이번 위안부 전시와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는 국립대학육성사업, 여성가족부 후원으로 오는 5월 19일까지 무료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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