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한 이후 양국 간 이를 두고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국 정부에 대해 공정하게 판단하라고 요구했다.
14일 (이하 현지 시각) 중국 외교부는 쑨웨이둥(孫衛東) 외교부 부부장이 정재호(鄭在浩) 주중 한국대사를 만났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쑨 부부장은 미국의 민간용 무인비행선 격추에 대해 중국 측 입장을 밝히고, 한국 측이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려 객관적이고 이성적이며 공정한 판단을 내리기를 희망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4일 미국 상공에서 중국의 '정찰 풍선'을 발견한지 일주일 만에 전투기를 동원해 격추했다. 이와 함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기상 관측 풍선에 미국이 군을 동원했다며 비난했고 지난 13일에는 미국의 풍선이 자국 영공으로 승인 없이 10여 차례 이상 진입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미국의 편을 드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3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신속하고 진실성 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13일 역시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한미일 외교차관회담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현동 외교부 제1차관은 "다른 나라 영토 주권에 대한 어떠한 침해도 용납될 수 없고 국제법에 따라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음을 이미 분명히 해 왔다"며 미국의 입장을 신뢰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이 미국의 입장에 손을 들어주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은 이를 견제하기 위해 주중 한국대사를 통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한편 경고성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