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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남원시 인사 후폭풍에 지역사회 '흔들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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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남원시 인사 후폭풍에 지역사회 '흔들흔들'

지역사회 "시의회와 직원들 적이 아닌 소통의 대상"

▲ⓒ임태용 기자

중국 설화집 <설원>에 '당랑포선 황작재후(螳螂捕蟬 黃雀在後)'라는 말이 나온다. 힘으로 누군가를 누르면, 자신도 누군가에게 구속된다는 말을 빗댄 것이다.

역대 남원시장들에게 직원들은 큰 아군이었다. '민주당 우위'라는 정치적 지형상 의회 역시 대부분이 같은 편으로 간주됐다.

민선시장에게는 그런 힘들이 시정을 이끄는 큰 동력이 됐다.

언론이 비판을 해도 시민 사회단체가 지적을 해도 밀고 나갈 수 있었던 이유였다. 밤늦게까지 사무실에는 불이 켜 있고, 간부 공무원들은 시의원들과 지역현안을 놓고 토론하는 진지한 분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민선8기는 좀다른 것같다. 연초부터 불어닥친 인사파동이 지역사회를 온통 뒤흔들고 있다.

지난 달 인사 이후, 일하는 분위기는 오간데 없고 직원들 사이에 냉소만 있을 뿐이다.

직원들은 그저 "직장인이다"라는 말로 모든 것을 대변한다. 시의원들 역시 (시장에 대한)우호적인 발언을 별로 하지 않는 것같다.

어제는 전북지역 시·군 공무원노조까지 남원시청을 찾아 남원시 인사를 규탄하고 시장을 향해 직격했다.

이들은 "원칙과 기준이 없는 독단적인 인사, 공공행정을 약화시키는 인사, 절차도 없이 직위를 박탈한 인사, 객관성과 예측가능성을 훼손한 인사, 줄세우기 문화와 청탁문화가 활개하는 잘못된 조직문화를 부추기는 인사"라고 목청을 높였다. 결론은 "인사 폭력이자, 갑질 인사"로 규정했다.

남원시의회도 최근 입장문을 내어 "내용과 절차에 하자가 있는 위법적 처분"이라며 인사를 평가 절하했다.

"조례를 위반한 채 개정한 규칙에 근거해 이뤄졌고, 명확한 사유도 없이 15명의 6급 직원 보직을 박탈해 법을 위반하고 인사권을 남용했다"고도 했다.

특히 "사무관 인사는 전공 분야·전문성·경력 등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한 보직에서 2년을 근무해야 하는 원칙을 무시한 채 6개월∼1년 만에 발령하는 사례가 반복됐다"고 덧붙였다.

시의회는 "이번 인사가 시장의 독단적인 생각과 결정에 의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적극 대응하겠다고도 했다.

이쯤되면 뭔가 잘못됐음을 알 수 있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서로 힘을 보태도, 사기가 충천해도 모자랄 판에 거꾸로 가는 것같아 씁쓸하다.

단순히 남원시 내부만이 아닌, 피해가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난달 남원시의 인사는 사실 기습적이었다. 그것도 최 시장의 1심 선고가 있었던 다음날, 설 연휴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는 한 달 가까이 벌집을 쑤셔놓은 듯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연초인데도 불구하고 현안사업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남원시는 "공무원들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조직문화 풍토를 바꿔야 한다. 인사는 시장 고유권한"이라는 입장만을 고수한다.

나름 틀린 얘긴 아니다.

하지만 사기업이 아닌 이상, 일할 수 있는 동력은 직원들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간과한 듯싶다. 따라서 그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 조성을 병행하면서 해야 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정확히 진단하고 분명히 지적은 하되, 얘기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통을 해야 한다. 직원들과 의회는 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선거법에 발이 묶였던 최경식 시장이 1심 끝나자 마자, 불안전한 요소가 제거됐으니 기다렸다는 듯이 단행한 인사치곤 너무 큰 파장을 부르고 있다.

부디 성과만을 내려는 조급함에 '어리석은 사마귀'가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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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용

전북취재본부 임태용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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