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더 이상 이상민 장관의 자진사퇴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안 의원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 이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안 의원은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 장관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건 정말로 옳지 않은 일"이라며 "헌법재판소에서 통과되지도 않을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국가적으로 시간과 귀중한 것들을 낭비하는 민주당 태도를 규탄한다"고 했다.
안 의원은 앞서 자신이 이 장관 사퇴를 주장했던 데 대해 "원래 정무직의 임무가 두 가지이다. 첫째는 해당 분야에 대해서 제대로 관리하는 것, 둘째는 해당 분야에서 사고가 생겼을 때 그때 대통령과 정부를 보호하기 위해서 사퇴를 하는 것"이라며 "사건 초기에 대통령을 보호하고 정부를 보호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고 사태는 수습해야 하기때문에 '이 장관이 사태 수습한 뒤에 스스로 물러났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이어 "그 직후 민주당에서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목적 자체가 자기들 뜻이 받아들여지면 대통령실이 굴복하는 것이 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고집을 피우는 것처럼 국민께 보이게 만드는 의도"라며 "그 시점부터는 인사권자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더 이상 이 장관의 자진사퇴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지난해 11월 2일 SNS에 쓴 글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즉시 경질하고, 사고 수습 후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했고, 같은달 8일 재차 "이 장관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사태 수습 후 늦지 않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었다. "대통령께서 만류를 하시더라도 스스로 사퇴 표명을 하셔서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드리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작년 11월 10일 CBS 라디오 인터뷰)라고도 했다.
안 의원이 이처럼 공개적으로 제기했던 정치적 주장을 철회한 것은,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 대통령실로부터 또 한 차례 공개 경고가 나온 직후였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 면담차 국회를 찾은 길에 취재진과 만나 '안 의원이 안윤연대라는 표현을 더 이상 안 쓴다고 한다'는 질문을 받고는 "우리도 안 하는 게 맞다. 우리도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다"라며 "(안 의원이) 아무 말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더 이상 할 말도 없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더 이상 후보들이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을 끌어들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 거니까 잘 이해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 수석은 기자들이 '어제 비전 발표회 때 일부 후보들이 여전히 대통령과 소통하는 사이라고 주장했다'고 하자 "대통령 팔이 해서 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하겠지만, 자제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김기현 의원은 비전 발표회 때 한 발표에서 "대통령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24시간 민심을 듣고 당심을 듣는 살아있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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