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값이 집값보다 높은 이른바 깡통 전세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악용해 보증금 수백억을 가로챈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피해자 대다수가 부동산 거래 경험이 적은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으로 보증금을 모두 돌려받지 못할 경우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113명을 검거해 주범인 컨설팅 업자 A(47) 씨와 B(43) 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들은 2020년 10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서울,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 일대에 있는 빌라 152채를 이용해 임대차 보증금 361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매매 비중이 높은 중저가형 신·구축 빌라 중에서도 동시 진행이 가능한 건물을 사들였다. 이후 임대차 보증금을 HUG 보증한도인 공시가의 150% 수준으로 최대한 높게 책정해 같은 금액으로 전세와 매매를 동시에 계약했다.
조사 결과 전세 사기 피해자 대부분은 20~40대인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로 확인됐다. 또한 이들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숙자나 신용불량자 위주로 바지매수자를 뽑았고 그들의 명의로 빌라를 구입했다. 하지만 매수자 대다수가 보증금을 돌려줄 경제적 여건이 안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경찰은 이들 외에도 불법 수익을 취득한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세 보다 높은 전세 보증금의 빌라를 권유하며 '보증보험(HUG)에 가입되니 보증금은 문제가 없다'며 안심시키고 이사비 지원이나 중개 수수료 면제를 제시할 경우엔 깡통 전세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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