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크부대 방문 시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고 말한 데 대해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가 지나치게 유화적이었기 때문에 더 강경한 발언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도 '지난 정부 탓'을 하고 있는 셈이다.
3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권영세 장관은 대통령의 발언에 신중함이 필요하지 않냐는 질문에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제가 정확하게 물어보고 말씀을 드리는 건 아닙니다만 어떤 중심축이 지나치게 지난정부 때 유화적이었고"라며 문재인 정부 당시 북한에 유화적이었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북한이 적"이라는 발언을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나치게 대화와 대화를 통한 평화라는, 현재 상황으로서는 허상에 가까운 걸 지나치게 추구해서 오히려 안보의식이 조금 소홀해진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거를 제자리로 다시 돌려놓기 위해서 조금은 강경한 발언을 더 하시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장관도 아닌 대통령이 다른 나라에서 '적'개념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권 장관은 "우리 장병들한테 이야기를 한 것이고 아마 과거 대통령도 이야기한 적이 있을 것"이라며 "북한은 이중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국방과 관련돼서는 우리가 주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은 이뿐만은 아니었다. 그는 지난 11일 외교‧국방 업무보고 당시에는 핵 무장 가능성까지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권 장관은 "대통령이 대결적인 부분만 생각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안되고, 인도적인 협력 등은 군사‧정치적인 상황이 대치적인 모습을 띄고 있더라도 우리가 적극적으로 도와야 하고 대화 자체는 해야된다는 취지의 말도 여러 번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밝힌 북핵 해법인 이른바 '담대한 구상'과 관련해서도 "북한이 (핵무기에 대해) 겉으로는 최소한 자기들 안보가 우려되기 때문에 거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방어용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나"라며 "그런데 그런 부분까지도 담대한 구상을 위한 대화에서 논의할 수가 있다고 (윤 대통령이) 이야기를 했으니까 반드시 대결로 풀자는 이야기는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당시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질 경우 "대한민국이 전술핵을 배치한다든지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 과학기술로 더 빠른 시일 내에 우리도 (핵무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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