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오는 28일 검찰에 직접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에 이어 두 번째 검찰 출석이다.
이 대표는 18일 오후 설 맞이 망원시장 방문 일정 뒤 기자들과 만나 "없는 죄도 만들고 있는 죄도 덮으면서 사적 이익을 위해서 검찰권 남용하는 일부 정치 검찰, 국민이 지켜보고 있고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면서도 "(검찰이) 형식적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행사하고 있으니 아무 잘못도 없는 제가, 또 오라고 하니 제가 가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 발언 가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연달아 두 번 힘줘 말하며 검찰 조사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그는 다만 "검찰은 정치 보복, 사건 조작, 정적 제거하느라고 일반 형사사건 처리도 못해서 미제 사건이 쌓여도 아무 상관 없겠지만 저는 국정 그리고 당무를 해야되겠다. 이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 겪고 있는. 그리고 수없이 많은 현안들이 있는 이 상황에서 주중에는 일을 해야겠다"면서 "(검찰이 제시한) 27일이 아니고 28일 토요일에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 당 내 국회의원 여러분들은 애정도 많으시고 관심도 많으시지만, 그 시간에 당무에 충실하시고 국정에 충실하시기 바란다"면서 "제가 변호사 한 분을 대동하고 가서 당당하게 맞서도록 하겠다"고 했다. 지난 번 출석 때 지도부를 포함한 40여 명의 의원들이 동행해 당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되자, 이번에는 따라나서지 말 것을 에둘러 당부한 것이다.
이 대표는 검찰이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배임을 저질렀다고 보는 데 대해 크게 반발했다. 그는 "시장, 군수, 시·도지사가 돈을 버는 게 회사 사장처럼 의무냐"면서 "개발 허가를 내주고 민간업체들이 100% 다 이익을 차지하도록 지금까지 해왔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명박 대통령과 국민의힘 국회의원 압박과 요청으로 민간에서 돈 벌 수 있게 대장동 개발 사업을 포기하라고 요구하고 압박하지 않았느냐"면서 "그러면 공공 개발을 포기해버린 LH나 공공 개발을 하지 않고 민간에 개발 허가해 준 그 수많은 시·도지사, 시장·군수, 엘시티(사업)의 부산시장, 양평 공흥지구의 양평군수는 그럼 배임죄인가"라고 물었다.
이 대표는 "민간 개발하지 않고 공공 개발해서 개발 이익을 조금이라도 더 환수하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그래서 개발 이익의 절반 이상을 땅값이 오르기 전 기준으로 하면 70% 넘게 돈 한 푼 안 들이고, 위험 부담 하나도 안 하고 성남 시민을 위해 환수한 게 배임죄냐. 뭐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검찰은 이 대표에게 오는 27일 또는 30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바 있다. 민주당 지도부 사이에서는 이번에는 출석해선 안 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으나, 당사자인 이 대표는 출석하겠다는 의지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입장 발표 후 정청래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대표님 혼자 결정하신 일"이라면서 "저도 현장에서 처음 들었다. 본인이 혼자 고독한 결단을 하시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 생각은 그러하시더라도 우리 지도부에서 어떻게 할지는 저희도 긴급하게 회의를 해봐야 되겠다"고 했다.
검찰은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이 10여 년에 걸쳐 진행돼 자료가 방대한 만큼 최소한 이틀 이상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28일 외에 추가적으로 일정을 조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당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한국방송(KBS) <뉴스9> 인터뷰에서 "제가 당 대표가 아닌 한 개인이었다면 이렇게 했겠느냐"며 "이 공격은 개인에 대한 공격이란 측면도 있지만 당에 대한 공격, 당 대표에 대한 공격이라는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내년 예정된 국회의원 선거에 영향을 끼칠지 여부에 대해선 "그건 우리 집권 여당, 정부에서 원하는 바"라면서 "그래서 죄가 되든 말든 무죄를 받든 그건 몇 년 후니까 한 번 죽을 고생 시키겠다, 시간 뺏겠다, 이게 기본 전략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건(총선 결과는) 저희가 이겨내야 될 몫, 저의 선의나 역량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보고, 그들이 원하는 바대로 공격하면 힘들어서 피하고 그렇게 하는 건 저희 당원이나 국민들의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이 이른바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것과 관련해선 "이건 기소하면 미쳤다 생각한다"면서 "변호사비 대납이란 건 대체 누가, 누구에게, 언제,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얼마를 줬는지가 한 개도 밝혀진 게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낮 도깨비 같은 일 아니지 않느냐"면서 "일종의 마녀사냥 같은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 대해 "저는 만난 일이 없다. 본 일이 없다"고 했다. 다만 전화 통화 여부에 대해선 "누군가가 술 먹다가 바꿔줬단 얘기가 있는데, 그 분이 전화한 게 아니고 술 드시다가 저한테 전화 바꿔줬다는 건데 저는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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