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흥·광명 3기 신도시 땅 불법 투기사범 86명 적발

도 공정특사경, 지난해 9월~12월 기획수사 결과 발표…25명 검찰 송치

시흥·광명 3기 신도시 내 투기 조장, 위장 전입, 토지 부정 취득 등 불법투기 사범이 경기도에 대거 적발됐다.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은 11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9월~12월 3기 신도시 토지거래허가구역인 시흥·광명 일대를 대상으로 기획수사를 벌여 불법행위자 86명을 적발하고 25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11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김민헌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이 부동산 토지거래허가구역 부정허가 수사결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기도

이번에 적발된 불법행위 유형은 △부동산중개업자의 대규모 투기 조장 행위 56명 △위장전입 및 허위 토지이용계획서 제출 등 부정허가 행위 25명 △명의신탁에 의한 불법 토지거래허가 취득 행위 2명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무허가 불법 토지 취득 행위 2명 △무등록·무자격 부동산 불법 중개 행위 1명이다.

사례를 살펴보면 시흥시 소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중개보조원 A씨는 공인중개사를 고용해 20년 동안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했다.

A씨는 조합원 유지를 위해 농지 취득을 원하지만, 실제 농업경영 조건이 되지 않은 매수인들에게 대리경작자를 소개하며 토지를 중개했다. 매수인들은 이런 방법으로 토지거래허가를 받았다.

검찰에 송치된 A씨는 2020년부터 55명에게 55필지 215억원 상당의 농지를 중개해 중개수수료 4억3000만원을 수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 특사경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거래한 토지 19필지(3만 4581㎡) 가운데 A씨와 공모해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은 매수자 12명을 적발하고 8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나머지 토지거래허가구역 외 농지를 거래한 43명(36필지, 7만 717㎡)도 일부 대리경작 등 농지법 위반 사실을 확인해 관할 시·군으로 이송할 계획이다.

B씨(서울시 거주)는 시흥시 토지를 취득하기 위해 허가 농지 인근에 거주하는 C씨의 집 방 한 칸을 월세 10만원에 임차해 위장전입 했다. B씨는 직접 영농을 하겠다며 허위로 토지이용계획서를 제출해 토지거래허가를 받고 C씨에게 영농을 위탁했다.

광명시에 거주하는 D씨는 광명시 노온사동 토지를 취득하기 위해 채소 재배 등 직접 영농을 목적으로 토지거래계약 허가를 받아 음식점 주차장으로 불법 사용했다.

도 특사경은 이처럼 허위 토지이용계획서를 제출하고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불법 투기자 25명을 적발하고 이 중 12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의 불법 투기금액은 103억 원이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E씨는 매도자에게 빌려준 돈을 상환받을 목적으로 시흥시 금이동 토지의 소유권을 이전받기로 합의한 후 토지거래계약 허가를 받으려 했으나, 피의자의 토지거래계약 허가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

그러자 자신의 아들 F씨와 공모해 아들의 주민등록지를 시흥시로 위장 전입시킨 뒤 토지거래계약 허가를 받았다. 이후 아들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해 부동산거래신고등에관한법률 위반으로 적발됐다. E씨는 F씨와 금전거래도 없었고, 기존 설정된 근저당도 해제하지 않았으며, 해당 농지는 피의자 E씨가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무허가 불법 토지 취득 행위도 적발됐다. 매도인 G씨와 매수인 H씨는 시흥시 능곡동 소재 임야의 매매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해당 토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소유권 이전이 불가능 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소재지, 매매대금, 지급일이 포함된 부동산매매계약서 형태의 합의이행각서를 작성했다.

이후 근저당을 설정하는 등 토지거래계약 허가를 받지 않고 부동산매매계약을 체결해 부동산거래신고등에관한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단속돼 검찰에 송치됐다.

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 관계자는 “합법을 가장한 부동산 범죄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고강도 수사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올해는 외국인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군사시설 보호구역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외국인 불법 투기 수사를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