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중소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대응 정도가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전환을 진행한 기업들의 기술 수준도 기초적인 단계인 머물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전환이란 디지털과 물리적인 요소들이 통합됨에 따라 경제활동 전반이 정보통신기술(ICT)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체제로의 탈바꿈 과정이다. 단순히 기업 경영활동에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해 비용 절감 및 효율성을 추구했던 디지털화(Digitalization)와는 차별화된다.
2010년대 이후 독일과 미국 등 주요국들은 서둘러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대응 전략을 추진했고, 2020년 이후에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비대면 경제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디지털 전환을 더욱 가속화했다.
11일 한국은행 경기본부는 외부 전문가와 공동으로 '경기지역 중소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통한 경쟁력 제고 방안'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도는 우리나라 주력 산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산업이 발달해 있고, 중소 제조기업이 가장 많이 분포한 지역으로 우리나라 제조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경기도 소재 중소 제조기업 932개사(무작위 추출)를 대상으로 2022년 6월27일부터 7월31일까지 온란인 및 대면 설문조사를 진행, 134개사가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관심(38.8%)'과 '필요성 및 영향력에 대한 인식(36.5%)'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기대 효과로 '업무 효율화(47%)', '생산성 및 협업 개선(22%)',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12%)', '신제품·서비스 개발(11%)'을 꼽았다.
그러나 절반 이상의 기업이 '디지털 전환 추진 계획이 없다(55%)'고 응답했고, '추진 중 및 추진예정' 기업은 43%에 그쳤다. '투자 비용(31%)'과 '투자 대비 성과의 불확실성(22%)'이 디지털 전환 추진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했다.
134개 기업 중 디지털 기술(솔루션·클라우드·사물인터넷 등) 중 '하나 이상의 기술을 도입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41개(30.6%) 기업이다.
이들 기업들의 기술현황은 솔루션(15%)과 클라우드(8%)의 도입률은 높은 반면 빅테이터, 인공지능, 가상증강현실 등 고도화 수준의 디지털 존환 기술 도입률은 0%다. 이는 디지털 관련 기술 도입 수준이 아직 기초적인 단계라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대부분의 기업이 디지털 전환 관련 '전담조직 및 인력이 없다(88.2%)'고 응답했고, 과반 이상인 60%의 기업에서는 연산 예산조차 책정되지 않았다.
정부 및 지자체의 여러 정책 추진에도 실제 정부 정책의 지원을 받는 경우는 드물었다.
정부의 지원정책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기업은 38.9%며, 이 중 약 30%의 기업만이 정부의 정책지원을 받았다. 정책지원은 '금융지원(37.6%)'이 가장 많았다.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부 정책을 묻는 질문에 '예산지원 확대(30.6%)'를 꼽았다. 이어 '관련 정보 제공(12.9%)', '전문인력 양성(10.6%)' 순이다.
보고서는 "디지털 전환의 산업 혁신전략은 장기간 연속성을 가지고 추진해야 할 과제"라며 "주요 선진국의 사례와 같이 정부 지원 및 민간주도의 정책 추진을 통해 디지털 전환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차제는 중앙정부와 차별화된 정책운영을 통해 경지지역 내 산업혁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