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성추행 논란으로 문단과 멀어졌던 고은 시인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2018년 최영미 시인의 폭로로 성추행 사실이 알려진 뒤 5년여만이다. 성추행 논란 관련한 사과나 해명은 없었다.
9일 실천문학사에 따르면 고은 시인은 최근 시집 <무의 노래>와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를 출간했다. 또한 계간지 <실천문학> 겨울호(146호) ‘김성동 작가 추모 특집’ 지면을 통해서는 고 시인이 쓴 추모시가 실렸다.
<무의 노래>는 2017년 시집 <어느 날> 이후 성추행 폭로 등으로 글쓰기를 중단했던 고은 시인이 등단 65주년을 맞아 낸 신작이다. <고은과의 대화> 대담집은 캐나다 시인이면서 정치철학자 라민 자한베글루가 고은 시인과 나눈 대화를 엮어 지난 2020년 인도에서 출간한 책을 번역 출간한 것이다.
실천문학사는 고은 시인의 신작 시집 <무의 노래>를 두고 "등단 65주년을 맞아 시의 깊이는 더해지고 시의 감수성은 처음 그대로인 목소리로 강렬하고도 은근하게 속삭인다"고 소개했다.
고은은 대담집에서 "나는 궁극적으로 시 없는 시, 시 없는 시인이 되고 싶고 시인 없는 시가 되고 싶다. 나는 언어 이전과 이후의 시에 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고은은 <무의 노래> 작가의 말을 통해 "시집 '초혼'과 '어느날'이 나온 뒤로 5년이다. 다섯 번의 가을을 애지중지로 지내는 동안 둘은 하나와 하나로 돌아간 적 없다. 늘 둘로 무애(無涯)의 율(律)을 자아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성추행 논란에 대한 해명 또는 사과는 없었다.
고은 시인의 성추행 폭로는 지난 2017년 최영미 시인이 계간지 '황해문화'에 '괴물'이라는 시를 발표하며 시작됐다. 시에는 'En선생'의 성추행을 폭로하는 내용이 담겼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등 표현이 동원됐고, 'En선생'은 고은 시인으로 해석됐다.
논란이 커지자 고 시인은 2018년 3월 영국 <가디언>을 통해 "최근 의혹에서 내 이름이 거론된 데 대해 유감"이라며 성추행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파문이 확산되자 그는 한국작가회의 상임고문직 등에서 사퇴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