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분계선(MDL)을 남하한 북한 무인기가 대통령실을 촬영했을 수 있다는 국가정보원의 관측에 대해 국방부는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무인기가 용산 대통령실을 포함한 비행금지구역을 비행한 사실을 은폐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6일 기자들과 만난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 관계자는 "(북한 무인기의) 대통령실 촬영 가능성은 없다. 만약 촬영했더라도 유의미한 정보는 없었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5일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국정원의 비공개 업무보고 이후 가진 브리핑에서 "(정보위원들이 북한 무인기의) 용산 대통령실 촬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현했고, (국정원으로부터) '가능성 있다'는 답변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국정원도 저희와 같은 입장으로 보고했다고 알고, 나중에 어디에 방점을 두고 말했느냐의 차이"라며 양측이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사안을 분석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합참은 지난해 12월 26일 북한 무인기가 MDL을 남하한 이후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며,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인 P-73의 일부를 비행한 사실을 은폐하려는 시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합참에 따르면 27일 합참의 전비태세검열실과 레이더 전문 평가단을 포함한 20여 명의 검열관이 무인기 남하 당시 상황에서 관련 부대들의 조치를 파악하고 정밀한 항적 조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전비태세검열실장은 사건 당시에는 식별하지 못했던 '정체불명의 항적' 하나가 비행금지구역 북쪽 일부를 지나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후 검열실장은 지난 1일 이 사실을 포함해 최초 조사 결과를 김승겸 합참의장에게 보고했고 김 합참의장은 보완조사를 지시해 2일 현장 재조사가 이뤄졌다. 재조사까지 마무리한 검열실은 최초 조사 결과와 같은 결론을 내렸고 2일 저녁 김 의장에게 다시 보고했다.
합참은 3일 최종 결론을 내린 뒤 4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이를 보고했다. 따라서 1월 1일 전에는 무인기의 비행금지구역 비행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 합참의 주장이다.
지난해 12월 28일 합참이 국회에 제출한 무인기 항적 경로를 보면 비행금지구역 침범 가능성을 알 수 있는 것 아니었냐는 지적에 합참 관계자는 "그 경로는 보고된 사항을 종합해서 당시까지 알고 있는 것을 토대로 그린 것"이라며 "추가로 확인된 항적은 그보다 조금 더 내려왔다"고 답했다.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대통령실이 이전하면서 비행금지구역이 축소됐기 때문에 이번과 같이 항적을 식별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군 당국은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청와대가 대통령의 집무실로 활용되던 당시에는 비행금지구역이 A,B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반경 3.7km의 A 구역과 4.6km의 B 구역 등 총 8.3km 반경에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됐는데,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되면서 B 구역은 없어졌고 대통령실 인근을 중심으로 하는 반경 3.7km 구역만 남았다.
이와 관련 합참 관계자는 "B 구역은 '버퍼존'(완충지대)인데 이게 없으면 작전 요원에게 작전적 자유를 부여해줬다고 이해할 수 있다. 더 강력해진 것"이라며 "비행금지구역을 옮기면서 방공자산은 축소되지 않았다"고 말해 대통령실 이전 및 비행금지구역 재설정과 이번 사태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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