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과 국무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동 연습' 발언에 대해 '공동 핵 연습'이 아니며 '확장억제' 차원에 한정돼 있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3일(현지 시각)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한국과 공동 핵 연습 논의를 부인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매우 분명히 하고 싶은데, 우리는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지 않는다. 한국은 핵 보유 국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 피에르 대변인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핵 사용을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들에 대해 효과적이고 조율된 대응을 계획할 것을 그들의 팀에게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역시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과 한국 간 이견이 있냐는 질문에 "그런 차이를 인식하고 있지 않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동맹국인 한국의 입장을 참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과 핵 관련 공약은 공동 핵 연습이 아닌 확장억제임을 강조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확장억제에 대해서는 우리는 정확하게 같은 입장"이라며 "지난해 9월 열린 확장억제전략협의체에서 매우 명확하게 밝힌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확장억제라는 측면에서 우리는 한국과의 동맹관계에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으며, 미국의 전 방위력을 통해 확장억제를 제공하고 있다"며 "확장억제가 의미가 있고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안보에 대한 우리의 약속이 철통같다는 것을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은 <조선일보>와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실효적 확장 억제를 위해 미국과 핵에 대한 공동 기획, 공동 연습 개념을 논의하고 있고, 미국도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핵무기는 미국의 것이지만 계획과 정보 공유, 연습과 훈련은 한미가 공동으로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공동 연습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부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2일(현지 시각)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No'(아니다)라고 대답하면서 한미 간 핵 공동 기획 및 연습에 대해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3일 "오늘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로이터 기자가 거두절미하고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는지' 물으니 당연히 아니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공동 핵 연습은 핵보유국들 사이에서 가능한 용어"라고 해명하며 윤 대통령의 인터뷰 당시 발언인 '공동 연습'이 '공동 핵 연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듯한 뉘앙스를 보였다.
이에 윤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공동 연습'이라는 단어를 다소 경솔하게 사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미 간에는 핵을 보유한 국가끼리 진행하는 '공동 연습'이 아닌, 확장 억제에 대한 협력을 합의했는데 윤 대통령의 발언이 오해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실제 김은혜 수석 및 주무부처인 국방부도 해당 사안에 대한 설명에서 윤 대통령이 언급한 '공동 연습' 대신 '공동 실행'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김은혜 수석은 3일 서면 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은 북핵 대응을 위해 미국 보유 핵 전력 자산의 운용에 관한 정보의 공유, 공동 기획, 이에 따른 '공동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고, 같은날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 역시 정례브리핑에서 "작년 11월 제54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북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 공유, 협의체계, 공동 기획 및 공동 실행 등 확장 억제 분야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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