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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개동 음식물자원화센터 '유치권 행사' 가동 중단

민간위탁 업체 내부 갈등... 4시간여 반입 중단

30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매립장 내 음식폐기물 자원화센터 가동이 업체 간 갈등으로 중단됐다.

▲30일 제주시 음식물자원화센터에 걸린 현수막.ⓒ프레시안

민간 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는 음식물자원화센터는 이날 오전 5시경 설비 투자 업체가 승합차량 두 대를 동원해 공장 내 음식물 투입구를 막는 바람에 공장 가동이 멈췄다.

설비 업체는 '유치권 행사중'이라는 현수막을 공장 외부에 설치하고 음식물 수송 차량 진입을 막아서면서 강병삼 제주시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과 약 4시간 반가량 대치했다. 새벽부터 음식물을 수거해 처리장으로 들어온 10여 대의 음식물 수송차량들은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강병삼 제주시장은 "이곳은 제주도민들의 음식물을 처리하는 공공시설이다. 입구를 막은 차량을 즉시 이동시키라"며 공권력 투입을 강력히 경고했다. 또,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공공시설물을 점거한 설비 업체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줄 것"을 요구했다.

강 시장은 그러면서 "공공시설을 무단으로 점거하는 행위는 결코 있을 수 없다"며 "갈등은 어떠한 상황이든 서로 대화를 통해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거듭 설득했다.

대치 상황은 강 시장의 설득으로 4시간 여만인 오전 11시쯤 설비 업체가 스스로 투입구를 막은 차량을 공장 외부로 이동시켜 일단락됐다.

한편, 설비 업체인 A 사는 지난해 기존 봉개동 음식물자원화시설에서 음식물 음폐수 악취 등을 처리하던 B 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주시와 음식물 처리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업체는 기존 음식물 처리 방식인 소멸화 방식을 새롭게 건조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봉개동 매립장 내 제2공장 설비 시설 일부가 철거된 뒤 11월부터 A 사가 들여온 설비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A 사의 설비 시설은 설치가 완료된 이후인 올해 5월 중순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국가공인기관의 설치 검사에 불합격하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경찰이 30일 제주시 음식물자원화센터를 불법 점거한 농성자를 현장에서 끌어내리고 있다.ⓒ프레시안

B 사는 취재진에 "당초 A 사는 중고 설비를 들어와 설치를 시작했고, 2월 말부터 시작된 시운전 중 이송장치와 파쇄기 탈수기 선별기 등이 잦은 고장을 일으켰다"며 "A 사에 중고 건조기 등 설비를 신품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했으나 들어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3월 중순경에는 시운전 도중 설비 시설 중 하나인 디스크가 팽창해 폭발할 위험까지 있었다"며 "설비가 폭발할 경우 건물 전체가 날아갈 만한 위력이 있기 때문에 공장 내에서 작업 중인 근로자의 안전이 심각한 위험에 노출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A 사에게 공신력 있는 기관에 건조기가 불량 제품인지에 대한 감정을 받아보자고 요구했으나 A 사는 이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주시에 위험성과 설치 검사 불합격 사실을 알리고 A 사의 설비를 철거한 뒤 B 사에서 자비로 35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 운영하고 있다"며 "교체 이후 현재까지 시운전 해본 결과 문제없이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A 사는 당시 "시공 날짜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중고 건조기를 설치했지만 문제 있는 설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B 사는 상의도 없이 건조기를 뜯어냈고 설치 비용으로 들어간 50억 원 중 7억 원만 지불했을 뿐 아직까지 나머지 비용을 주지 않고 있다"며 "B 사는 그동안 음식물 처리 과정에서 얻은 수익금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 사는 그러면서 "제주시와의 계약 기간이 올해 말까지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투자한 50억 원을 모두 상환 받아야 한다"며 "B 사는 당초 계약한 대로 투자금과 이익금의 50%를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업체는 현재 투자금 반환 등으로 법원에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봉개동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센터 사용 기한은 당초 2021년 10월 31일까지였으나 서귀포시 색달동에 짓고 있는 광역음식물류폐기물처리시설 공사가 늦어지면서 2024년 1월 말까지 1년간 기한이 연장됐다.

이들 업체는 제주시와 지난해 11월부터 2023년 12월 말까지 매일 이곳으로 반입되는 음식물류 140톤과 폐수 슬러지 33톤 등 약 170여 톤을 처리하기로 계약해 운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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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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