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 시절 체결한 남북 군사합의인 9.19 합의에 대해 "북한이 이를 여러 차례 위반한다고 해서 우리가 먼저 파기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30일 경기 연천의 한 육군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9.19 군사합의는 사실상 이미 북한 측의 심각한 도발로 무효화되다시피 한 것이다. 다만 우리는 그 정신을 존중해서 북한에 대해 계속 준수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소위 9.19 군사합의라든지 대북 화해 정책 때문에 지난 정부 5년간 국방·안보에 대한 관심이 덜했다. 안보의 근간인 한미동맹과 그 기반 군사훈련, 북한군 도발이나 침략에 대한 응징이나 대응이 많이 소홀했다"고 비판하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최근 북한의 무인기 영공침범 사태 이후로 보수진영에서 9.19 합의 파기 주장 등 강경론이 분출하는 가운데, 여당 원내지도부에서 자제를 촉구하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9,19 합의 파기는 윤석열 정부 고위 인사들이 과거 공개 언급한 바 있다. 윤 대통령 본인은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17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북한은 미사일 시험 발사도 하면서 (9·19 합의를) 어기고 있다"며 "집권하면 북한에 9·19 합의 이행을 촉구하고, 그래도 변화가 없을 경우 파기할 것"이라고 했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17일 언론 인터뷰에서 "9.19 군사합의를 포함해서 남북 간 맺은 합의는 유효하고 존중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남북 간 긴장이 북한에 의해 일방적으로 크게 상승할 경우 우리 사회에서 9.19 합의 유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여론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부분을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파기 가능성을 시사하는 말을 하기도 했다.
권 장관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당시에도 "아주 특단의 사정이 없는 상태에서 우리가 9.19 군사합의를 비롯한 남북 간 합의를 먼저 깨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도 "북한이 질적으로 엄청난 도발을 한다든지 도저히 합의가 유지될 수 없을 경우 검토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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