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환자가 병원 복도에서 넘어져 머리를 다쳐 수술 끝에 사망한 사고에 대해 병원 측이 유족에 손해배상을 일부 해야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민사1단독(이우철 부장판사)는 병원 측이 사망한 환자의 배우자에게 2486만4682원, 4명의 자녀들에게 각각 840만9788원을 지급하라고 30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70대 환자 A 씨는 허리 통증으로 지난 2019년 11월 B 병원에 입원했다. 같은 해 12월 30일 오전 9시 47분쯤 A 씨가 슬리퍼를 신은 채 병원 4층 복도를 지나다가 대리석 재질의 바닥에 남겨진 물기에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후 A 씨는 혼자 몸을 일으켜 앉는 등 별다른 이상 증상이 없었으나 몇 시간 뒤 눈과 머리 부위 통증을 호소했다.
이후 CT 촬영까지 실시한 결과 A 씨 머리 우측에 경막하 혈종이 확인돼 다른 병원으로 옮겨져 두개골 절제술을 받았다.
그러나 A 씨는 지난 2020년 1월 10일 후두부 지면전도에 의한 고도의 두부손상으로 사망에 이르렀다.
사망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고와 관련해 당시 병원 복도 물걸레 청소를 했던 청소부는 업무상과실치사로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내려진 상황이다.
이에 A 씨의 배우자와 자녀들은 병원 측에 배우자 5295만 6288원, 자녀들에게 2530만 4192원을 손해배상해 달라고 청구하고 나섰다.
법원은 병원 측이 물걸레 청소 주변 안전표지 설치와 청소 후 물기의 완벽한 제거 등 조치를 취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 이를 소홀히 해 사고가 났다고 판단했다.
다만 유족 측이 주장하는 정원 지체나 설명의무 위반, 신의칙상 안전배려의무 위반 등은 증거가 보족해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 잦은 실족으로 수회에 걸쳐 척추 등 여러 부위의 골절을 경험하고서도 슬리퍼는 넘어질 수 있어 위험하니 편안하고 굽이 낮은 흰 실내화를 신으라는 낙상예방교육을 무시해 사고를 당한 잘 못이 있다"며 "지혈이 어려웠던 신체조건, 전원 후 수술이 지연된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6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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