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허파' 황령산 정상 등 유원지에 전망대와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개발 계획안이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를 조건부로 통과하자 지역 시민사회와 환경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재심의 결정을 내렸던 지난번 심의 내용과 개발 계획의 변화는 없는 상황에서 공공기여 확보 등을 조건으로 통과한 것은 도시계획위원회가 제대로된 심의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산그린트러스트, 부산환경회의,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29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 황령산 개발 지금도 늦지 않았다. 부산시는 계획을 취소하라"며 "본질을 저버린 도시계획위의 재심의 결과는 존재의 부정이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8일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는 ‘황령산 유원지 및 유원지 조성계획 변경결정안’을 조건부로 의결한 바 있다. 조건은 진입로 안전성과 영업이익 3% 공공기여를 제시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정작 도시계획위가 고민했어야 하는 것은 ‘입지의 적정성’과 ‘생태환경 및 경관보호’ 등이 아니든가"라며 "그동안 많은 개발 시도에도 불구하고 번번히 백지화 된 것은 황령산 만큼은 훼손되지 말아야 한다는 불문율이 존재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정대로라면 산 정상부에 대규모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들어서고 그렇게 만들어진 시설을 이용하기 위한 편의 시설로 5백여미터 거리를 오가는 로프웨어가 설치된다"며 "기후위기 시대 탄소 중립에는 역행하지 않는지를 검토하고 심의했어야 했다. 그것이 위원회의 존재 이유임에도 존재이유를 부정하고 말았다"고 힐난했다.
특히 "개발업자와의 협약에 반발하여 시민환경단체가 문제를 제기하자 향후 의견수렴과 논의장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말 뿐이었다. 오히려 허울좋은 핑계와 명분을 동원해 개발업자의 이해를 돕는 노골적 행정으로 일관했다"며 부산시의 개발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정관계 비리온상이었던 해운대 엘시티와 동일한 사례라고 비판하며 "분명한 사실은 그 어떤 미사여구를 들먹여도 황령산 정상 개발의 결과는 1년 365일 밤낮없이 탄소를 배출할 수 밖에 없는 시설이라는 것과 결국에는 기업 이윤 추구의 장에 불과하리라는 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단체는 "한번 들어서고 나면 되돌릴 수 없는 시설이라면 부산시나 개발업자는 현재의 방식에 공범되기를 거부하는 시민을 설득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황령산 유원지 개발 관련 시민 의견 청취와 내용 공개를 요구하면서도 결론적으로는 개발 계획을 전면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도시계획위원회는 도시 경관, 생태계 보존, 개발을 논의하는 기구인데 견제 장치나 사정 능력을 잃었다고 봐야 한다"며 "황령산에 2터널에서 3터널까지 거론되는 시점인데 또 개발을 한다는 것은 도시나 시민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유원지는 단순히 놀러가는 것이 아니라 산과 자연경관을 즐기는 것인데 이런게 다 없어지면 더 이상 허파의 기능이나 지역민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산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부산의 볼거리가 없고 관광객을 위원하독 하지만 요즘은 자연이 가장 좋은 관광 상품이다. 황령산 개발은 부산시나 시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업자를 위한 개발에 지나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황령산 개발에 대해서는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정의당 부산시당은 이날 일일브리핑을 통해 "아직 도시공원위원회 심의와 교통영향 등 평가들이 남아있다고는 하나 어제의 도시계획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은 부산을 다시 개발업자들의 난개발 놀이터로 만들겠다는 신호탄이다"고 지적하며 공동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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