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용인 ‘SRT역 신설’ 무산 위기

타당성 용역 결과 ‘경제성 부족’… 사업비 1조원 이상·공사기간 13년 소요 등 영향

경기 성남시와 용인시가 추진 중인 ‘SRT(수서고속철도) 오리동천(분당수지)역 신설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27일 성남시에 따르면 ‘SRT 오리동천(분당수지)역’ 신설을 추진한 성남시와 용인시는 지난해 6월 각각 60%와 40%씩 용역비를 분담해 해당 역사 신설에 대한 타당성 조사 용역을 발주했다.

▲서울 강남구 수서역 SRT 역사의 모습. ⓒ연합뉴스

신설이 계획된 오리동천(분당수지)역은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죽전1동과 인접한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농협하나로마트 부지에 인근 분당~수서간 도로 지하 50m를 지나가는 SRT 노선에 승강장을 설치하고, 지상에 대합실을 건축할 계획이었다.

1년 5개월여에 걸쳐 진행된 타당성 조사는 국내·외에 지하 45∼50ｍ 대심도 터널 구간에 역사를 신설한 전례가 없는 점을 고려, △기술적 측면 △경제성·이용 편의성 △열차 운영 효율성 등 정책적인 측면을 종합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지난달 마무리된 용역 결과에서 경제성(B/C·비용 대비 편익)이 0.2 미만으로 나오면서 사업 추진에 적신호가 켜졌다.

B/C는 1 이상일 경우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하는데, 오리동천역의 경우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이는 지하 45∼50ｍ 깊이에 설치된 기존 터널을 위에서부터 뚫어야 하는데, 이 같은 공법을 적용할 경우 역사 건설 사업비만 1조 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된데 따른 것이다.

또 SRT가 운행하지 않은 0∼4시 사이에만 공사가 가능해 공사기간이 13년 가량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해 성남시 관계자는 "우선 이번 타당성 조사 결과와 앞서 한국철도학회 등에서 받은 전문가 자문 내용 등을 역사신설추진위원회 등과 공유하고 사업 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